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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혼다와 손 잡았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 기술 협력

김재형 기자
입력 2023-04-13 03:00:00업데이트 2023-05-08 18:29:21
포스코그룹과 일본 혼다가 ‘전기차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등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포스코와 전기차 시장 후발주자 혼다 간에 서로의 필요조건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로서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그룹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의 완성차업체와 첫 협력

12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은 전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전기차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력은 철강 부문과 2차전지소재 등 여러 방면에서 이뤄진다. 양사는 우선 양·음극재 공급과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全固體) 전지용 소재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에 나선다. 철강 부문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강판과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 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공급 물량을 확대키로 했다.

포스코그룹과 혼다는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 등 보호무역주의로 기우는 대외 환경에도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미베 사장은 “2차전지소재, 리사이클링(재활용), 전기강판, 전기차용 부품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역량을 갖춘 포스코그룹과의 파트너십으로 2050년까지 (혼다의)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이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별로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완성차 제조사와 전방위 기술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혼다와의 포괄적 협력이 발표된 이날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장중 한때 8% 이상 올랐다가 전날 대비 9500원(2.39%) 오른 40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 본격적인 성장세 접어든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사들이나 호주 진달리리소스, 중국 닝보리친 등 광물업체들과 주로 협업해 왔다. 최전선에 선 계열사는 최근 사명까지 바꾼 포스코퓨처엠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1월 LG에너지솔루션과 첫 대규모 공급계약(1조8533억 원)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누적 65조6000억 원 이상의 양극재 및 음극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인 얼티엄캠을 설립하고 캐나다에 공장도 건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5월 포스코홀딩스는 대만 프롤로지움 업체와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2차전지소재 부문의 실적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연간 매출액은 3조3888억 원이었다. 2020년 1조6137억 원에서 2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그룹 매출 중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의 비중은 같은 기간 2.8%에서 4%로 커졌다.

이번 혼다와의 협력은 포스코그룹이 주도하는 ‘전기차 동맹’의 범위를 다각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면서 리튬·니켈·흑연 등 2차전지 원료까지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전기차 관련 업체들 중 가장 주목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