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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 명차]5000만원대 ‘라브4’… 작정하고 연비주행 해보니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3-03-07 01:00:00업데이트 2023-05-08 18:52:21
도요타는 ‘보편적 가치’를 특별하게 여기는 자동차업체로 꼽힌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언제나 존중돼야할 가치라고 깊이 새기고 있다. 9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도요타 장수 비결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이 같은 존중의 문화는 고스란히 고품질로 이어지고 있다. 늘 한결같은 결과물을 빚어내면서 도요타를 선택하는 이들에게 언제나 믿음을 준다.

특히 도요타가 제안하는 하이브리드는 인류와 자연에 보답하는 최고의 가치다. 1997년 처음 빛을 본 도요타 하이브리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각각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레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신형 ‘라브4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점을 찍는 모델이다. 전기차처럼 직접 충전을 방식을 적용해 전동 주행거리를 최대 63㎞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시장에 나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가운데 최장 주행거리다.

라브4의 긴 전동 주행거리 확보로 운전자들은 확실히 기름 값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라브4는 서울 잠실에서 경기 남양주까지 왕복 약 60㎞를 주행하는 동안 도심 꽉 막힌 도로에서는 연료 쓸 일이 없었고, 전기로만 이동이 가능했다. 차를 부드럽게 다룬다면 짧은 거리 정도는 기름 한 방울 소모 없이 충분히 운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차는 시속 135㎞까지 EV 모드를 유지할 수 있다.

전기차 모드를 적극 활용한 덕분에 목적지까지 편도 연비는 23.8㎞/ℓ에 달했다. 공인 연비(15.6㎞/ℓ)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였다. 고속과 저속(도심주행) 비율은 6대 4정도 됐다. 전기 모터 완전 충전은 2시간30분이 걸린다.

전기모터가 출력에 기여하면서 달리기 능력도 개선됐다. 특히 뛰어난 순발력이 도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 못지않았다. 차선 변경이나 정지 상태에서 차를 재빨리 움직일 때 힘차게 치고 나가는 게 확실히 예전보다 좋아졌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다가도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차가 시원스레 쭉쭉 뻗어 나갔다. 스포츠 모드를 활용하면 고마력의 힘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100㎞ 이상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제법 느껴지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도요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형 라브4는 178마력 2.5ℓ HEV엔진과 기존 120마력의 전륜 모터를 최대 182마력 모터로 교체해 시스템 합산출력이 306마력을 찍는다. 곳곳에 강인한 캐릭터 라인이 잡힌 외관 모습도 라브4의 역동성을 가미하는 요소다. 19인치 대형 알루미늄 휠도 강력한 외관을 돋보이게 했다.

밖에서 보면 강하지만 안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운전을 즐겼다. 몸집이 큰 SUV는 차체 특성상 승차감이 세단과 비교되는데 라브4는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험로를 탈출할 때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상황을 대처했다.

이 같은 승차감 비결은 변속기와 사륜구동(E-Four 시스템)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라브4에 장착된 전자식 무단 변속기(e-CVT)는 기어 변속에 따른 변속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해 연비 효율 향상과 배기가스 절감 효과는 물론 편안한 승차감까지 선사한다. 또 후륜에 장착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의 쇼크소버는 수직으로 배치돼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강한 측면 압력이 발생하는 고속 선회 시 탁월한 조향 안정성과 차량 응답성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E-Four 시스템은 도요타 자랑거리다. AWD 통합 제어 시스템으로 엔진 및 트랜스미션,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등을 통합 제어해 평상시에는 탁월한 핸들링과 안정성을 발휘하고, 오프로드 주행 시에는 트레일 모드 기능으로 안전한 험로주파가 가능하다.

내부는 한층 젊은 감각으로 꾸몄다. 가장 큰 변화는 실내 계기판이다. 이전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12.3인치 전자식 화면을 넣었다. 기존 대비 커진 화면을 통해 주행 정보 및 하이브리드 전용 정보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계기판 왼쪽에는 배터리 잔량과 배터리 전용 주행 거리가 표시됐고, 오른쪽엔 시동 후 주행거리 및 시간을 실시간으로 노출시켰다. 센터 디스플레이(8인치)는 기존대비 1인치 커져 시인성 측면에서 개선됐다.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된 AI 음성인식은 온도조절,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의 차량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다.

SUV 답게 적제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라브4는 하이브리드 배터리 위치를 리어시트 하단으로 위치시키고, 구조 개선을 통해 이전 4세대 대비 더욱 넓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60리터 캐리어 4개와 9.5인치 골프백이 여유 있게 들어간다. 뒷좌석 시트를 완전히 접을 수 있어 트렁크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오토매틱 하이빔 등 안전 사양(TSS)은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그중 활용도가 높은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추적 어시스트 조합은 운전 보조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차량이 감지되면 앞차 속도에 맞춰 주행속도를 조절하고 앞차가 정지상태면 주행 중인 차도 정차한다. 여기에 차선 추적 어시스트가 더해져 완만한 곡선주로나 주행선을 감지해 차체를 차선 중앙에 유지시켰다.

이밖에 양손에 짐이 있어도 발을 이용해 편리하게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킥-센서형 핸즈프리 파워 백도어 ▲옷걸이 등을 걸 수 있는 백도어 그립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앞좌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윈드실드 디아이서 ▲열선 스티어링 휠 등 도심과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SUV에 걸맞은 편의사양을 대폭 적용했다. 또 도요타 커넥트를 통해 차에 탑승 전 미리 내비게이션 목적지 전송, 반경 1㎞내에서 주차 위치 찾기를 할 수 있다.

라브4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가격은 5570만 원이다. 국내 시장에 같은 가격대 경쟁차가 많지만 하이브리드 경쟁력과 도요타 기술 완성도를 따져봤을 때 현실적인 전기차로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차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