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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공부 & 작명

ev라운지
입력 2022-06-16 10:07:00업데이트 2023-05-09 18:15:51
작년 2월 중순 테슬라 모델Y 예약 후 난 전기차에 대해서 공부하느라 바빠졌다. 내연기관차라면 별도로 공부할 필요없이 바로 운전했겠지만 전기차는 나에게 미지의 영역이니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 먼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ev.or.kr)을 수시로 들어갔다. 이 사이트를 통해서 전기차 개론을 배웠다. 난 차를 받기 전 3개월 반 동안 다섯 가지에 대해서 공부를 하였다.

첫째, 테슬라에 대한 공부.

테슬라는 사용설명서를 따로 주지 않는다. 테슬라 홈페이지나 차량 모니터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결국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학습했다. 텍사스에 사는 어느 미국인 할아버지가 올린 영상이 그나마 깔끔해서 여러 번 보고, 아내에게도 미리 보라고 했다. 그리고 인도 전날 테슬라가 짧은 영상을 카톡으로 보냈는데, 이것이 사용설명서를 대신하였다.

둘째, 전기차 운전 방법에 대한 공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장 큰 차이는 전기차의 경우 브레이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엑셀만으로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난 미리 연습할 기회가 없으니 예전에 종이 건반으로 피아노 연습하듯이 앉아서 오른쪽 발만 움직였다. 테슬라 모델 Y를 인도 받기 전 시승을 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시승 안내는 차를 인도 받은 후 연락이 왔다.

셋째, 전기차 충전에 대한 공부.

전기차는 주유소에서 충전을 못하니 주변 충전소를 찾아야 한다. 거주하는 곳 주변에 충전소가 있는지, 출퇴근 길에 충전할 곳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모델 Y를 인도 받은 후 작년 10월까지는 전기를 1시간 이내에 공급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는 테슬라 전용 슈퍼차저만 사용할 수 있어서 충전에 대한 제약이 있었다. 심지어 내가 살던 아파트에는 충전기가 없어서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1차 취소 고비). 인도 받은 후 몇 개월 후에 아파트 단지 내에 충전소가 여러 대 설치된 후 충전 스트레스가 덜어졌다.

넷째, 전기차를 구입하면 받을 수 있는 각종 할인과 혜택에 대한 공부.

가장 큰 혜택은 전기차를 구입할 때 주는 보조금. 정부와 지자체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당시 모델 Y는 서울 기준으로 보조금 562만원을 받았다)하며 취득세의 경우 140만원을 감면해준다. 공영주차장과 하이패스는 50% 할인을 받았다. 그리고 매년 전기차의 자동차세는 13만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신용카드사 한 곳만 충전에 대한 할인(월 2만원 한도)을 했지만 올해 카드사 한곳이 추가로 할인을 해주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전기차와 전기차 산업에 대한 공부.

전기차에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기차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왜 내연기관차보다 더 좋은지(가령, 자동차의 전생애주기를 고려하면 전기차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연간 운영비가 낮아서 전체를 따져보면 비용이 낮고, 공회전이 없으니 매연이 없다)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당시 모델 Y 기본 가격인 6,999만원도 비싸다고 생각해서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2차 취소 고비). 하지만 지금 테슬라 모델 Y의 기본 가격은 8,600만원이 넘었다. 보조금 상한선인 8,500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보조금도 못 받는다.

공부는 충분히 했다. 마지막으로 모델 Y 작명하기.

어린 자녀들에게 이번 차가 첫 신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첫 전기차에게 이름을 지어 주기로 했다. 밥상에서 초등학생 자녀가 Blue Electric Car, 줄여서 벡이 어떠냐고 한다. 옆에서 아내가 부드럽게 발음하게 Y를 붙이자고 한다. 벡와이? 아직도 어색하다. 부드러운 발음이 되도록 K를 추가. 그래서 Blue Electric Car in Korea model Y를 줄여서 베키(Becky)가 되었다. 이후 어린 조카들도 파란색 테슬라가 지나가면 베키, 베키한다.

공부 완료. 작명 완료. 이제 미국에서 배타고 오는 베키를 인도 받기만 하면 되었다.



베키가 우리 가족 품으로 오기까지 3개월 반이 걸렸다.

EV라운지 파트너 베키가족(evloun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