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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모터스포츠, 포뮬러E 서울 관람 후기

ev라운지
입력 2022-08-24 10:22:00업데이트 2023-05-09 18:13:31
일상 속에 많이 흔해진 전기차는 모터스포츠 속에도 많이 침투해 있는데, 국제 모터스포츠 경기 중 전기차로 펼치는 모터스포츠 중 포뮬러E가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포뮬러E 서울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2010년대 초반 잠깐 열렸다가 영영 없어져버린 전남 영암 F1 코리안 그랑프리 이후 근 10년만에 처음 국내에서 국제 포뮬러 레이스가 열리게 된 것이라 기대감이 아주 컸습니다.



잠실 주경기장 내부와 그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펼치는 레이스인지라,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려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무척 편했습니다. 다만 날이 매우 더웠고, 동선 안내가 미숙하여 다니기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포뮬러E에 참가하는 완성차 제조사 두 군데(포르쉐, 벤츠)에서는 손님들에게 자신들의 주력 전기차를 보여주는 전시 공간도 구성하여, 경기를 보러 들어가기 전 색다른 구경거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두군데만 참가했다보니 복잡한 것이 흠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11개 팀 전체 선수들이 관객석 앞에서 인사하는 자리를 시작으로 경기 준비가 시작됩니다. 특이하게 잠실 종합운동장 안쪽에 원형 코스의 포장도로 코스를 깔아 관객들이 포뮬러E 경기차들을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코스 폭이 너무 좁고 엔진 소음이 전혀 없다보니 박진감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되긴 했으나, 그늘 아래 관중석에서 마치 야구경기를 보듯 자리를 움직이지 않으면서, 경기차들의 주행 장면을 운동장 진입부터 진출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성은 매우 색다르고 흥미진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엔진 소음이 귀를 찢을 듯이 큰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에서는 이러한 코스 구성을 상상도 못 했을텐데, 진공청소기 정도 소리만 발생하는 전기차 모터스포츠에서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대회 개최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다른 나라들에서도 도심 일대를 통제하고 코스와 관객석을 배치한다고 하죠.



대회 중간에 자력 이동이 불가한 차량 사고가 생겨, 안전하게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세이프티카”가 발동되었습니다. 다른 모터스포츠에서도 사고 발생 시 세이프티카가 경기차들을 통제하며 사고 수습이 완료될 때 까지 서행으로 추월 없이 주행하게끔 리드하는데, 전기 포뮬러 레이스에서는 세이프티카도 전기차입니다. 고성능 전기차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 하는 포르쉐 타이칸 터보S가 세이프티카 역할을 하며 포뮬러E 레이스카들을 리드하는 모습입니다.



약 한시간에 달하는 경기 시간이 종료되고 마지막 랩을 통과하는 모습입니다. 마샬들이 통제용 깃발을 모두 흔들고 박수를 치며 고생한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라운드 1위는 벤추리 팀의 에도 모르타라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2021-2022년 시즌 전체 경기 포인트를 합산한 종합 우승은 메르세데스 EQ 팀과 스토펠 반두른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포뮬러E 서울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소음 없이 박진감 넘치는 모터스포츠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모터스포츠 경기차들 특유의 우렁찬 엔진 소음이 없어서 아쉬울 것 같았지만, 오히려 소음이 없기에 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대회를 펼쳐 더 많은 관중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의 첫 대회라 그런지 운영상의 미숙함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내년에 또 열리게 된다면 보다 성숙한 운영과 다양한 부대 전시체험 컨텐츠로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내년부터 포뮬러E 대회용 타이어를 한국타이어에서 납품하게 되어, 정말 한국에서 대회를 안 할 수 없게 된 만큼 말이죠!

EV라운지 파트너 아방가르드(evloun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