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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애리조나에 북미 최대 배터리 공장 짓는다…7.2조 투자

홍석호기자
입력 2023-03-24 17:16:00업데이트 2023-05-08 18:43:32
LG에너지솔루션이 7조2000억 원을 투입해 단독 생산 기준 북미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 구축에 나선다.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총 7조2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 공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두 공장 모두 올해 착공에 들어간다. 전체 공장 생산능력은 43GWh(기가와트시)로 북미 지역에 위치한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다.

● 투자계획 수정해 대폭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계획보다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1조7000억 원을 투입해 11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3개월 만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바 있다. 물가 상승,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투자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일 이사회를 통해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건설을 재개하며 4조2000억 원을 투자해 연 27GWh 규모 공장을 짓는 등 투자 규모와 생산력을 대폭 확대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3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같은 부지에 3조 원을 별도로 투입해 16GWh 규모의 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 국내 기업 중 첫 북미 원통형 배터리 공장
국내 배터리 업체 중 북미 지역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전체 배터리 업체로 따져도 테슬라에 생산 물량 대부분을 공급 중인 파나소닉에 이은 두 번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2025년 완공 및 양산이 목표다. 배터리 업계에선 이 공장에서 생산한 주력 모델(2170 원통형 배터리)이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이 중 파나소닉은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를 갖췄고, CATL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루시드 등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북미 전기차 스타트업에 대한 공급도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6조8000억 원 규모에서 2026년 70조2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SS 전용 배터리 공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된다. 올해 착공해 2026년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 관세 비용을 아낀 가격경쟁력 등으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기지 현황. LG에너지솔루션 제공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기지 현황.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미국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여건 갖춰
이번 투자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미시간주 단독 생산 공장과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합작해 세운 공장 3곳, 혼다 합작공장(JV), 스텔란티스 JV에 이은 새로운 단독 생산기지를 갖추게 됐다. 모두 가동에 들어간다면 총 생산능력은 293GWh에 달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시행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확대, 친환경 에너지 지원이 강화되며 늘어날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