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문회사 SK㈜는 자회사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사명을 ‘SK파워텍(SK powertech)’로 변경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30일 열린 예스파워테크닉스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 변경을 공식화했다. ‘SK’ 브랜드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최고 수준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취지다. 31일 오후 1시 기준 예스파워테크닉스(SK파워텍) 공식 홈페이지는 업데이트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보인다. 홈페이지 접속이 매우 느리고 페이지가 잘 열리지 않는다.
지난 2017년 설립된 SK파워텍은 국내 선도 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업체다.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친 투자를 통해 SK그룹 품에 안겼다. SK㈜는 1500억 원을 투입해 SK파워텍 경영권을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SK파워텍 인수로 SK㈜는 SiC 웨이퍼 생산(SK실트론)부터 SiC 전력반도체 설계 및 제조에 이르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SK파워텍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31일 낮 기준 접속이 매우 느린 상황이다.
SK파워텍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사업 파트너와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SK파워텍은 기존 포항 공장을 부산으로 이전해 4월부터 신규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공장 확장·이전을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3배가량 키웠다고 한다. 연간 웨이퍼 생산량은 2만9000장이다. 향후 신규 제품 개발과 추가 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첨단소재 분야 중에서도 기술 난이도와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고객사 맞춤형 소량생산 방식으로 형성된 시장 특성상 다양한 요구에 맞춰 최적화된 칩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고 고온 공정을 제어하는 생산 노하우도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전력반도체 대비 약 10배에 달하는 높은 전압과 수백도의 고열을 견디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약 7% 개선한 장점으로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파워트레인이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방전 장치 등 전기차에 탑재되는 주요 장치 소형화에 유용한 소재라고 한다.
지난 2018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모델3에 SiC 전력반도체를 처음 도입한 후 현재 생산되는 전체 전기차의 약 3분의1이 SiC 전력반도체를 채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5년 이후에는 대부분 전기차에 SiC 전력반도체가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SiC 전력반도체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모비스의 경우 SiC 전력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해 시험 생산라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시장조사업체 IHS마킷(IHS Markit)과 욜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 등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1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약 154억 달러(약 20조 원) 수준으로 연평균 3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SK파워텍은 글로벌 톱 수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제품 개발과 선제적인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