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빌리티쇼에 나온 현대 신형 쏘나타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자동차 전시장을 찾아 8세대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디 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폐막일인 이날까지 열흘간 51만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2021년 행사(25만여 명) 때보다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고양=뉴스1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분석한 현대차의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전망치 평균은 35조4936억 원, 영업이익은 2조6638억 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각각 17.2%(30조2986억 원), 38.1%(1조9289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망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은 지난해 4분기(3조3592억 원)였다.
현대차의 형제 회사인 기아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8% 늘어난 22조3561억 원, 영업이익은 34.8% 늘어난 2조1655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는 2010년 이후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긴 사례가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현대차는 삼성전자(14조1214억 원), HMM(3조1486억 원), SK하이닉스(2조8596억 원), 포스코홀딩스(2조2576억 원)에 이은 5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2009년 2분기(4∼6월)부터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7일 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6000억 원으로 발표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영업 적자가 예상되며, HMM과 포스코홀딩스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영업이익 규모가 1조 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지주사인 ㈜SK를 순위에서 제외한다면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7∼9월)처럼 대규모 품질비용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올해 1분기 38만2354대를 팔아 역대 1분기 중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9.4% 점유율로 4위를 달렸으며, 올해도 2월까지 9%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SUV 등 고가 차량의 판매 수출이 늘어난 점도 수익성 개선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1대당 수출 가격은 2만1276달러(약 2766만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수출 차량 가격이 오르면서 그만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최근 전기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자동차 품질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하면서 판매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아이오닉6’는 6일(현지 시간) ‘월드카 어워즈’가 선정한 ‘2023 올해의 차’로 선정됐으며, 기아 전기차 EV6는 2022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18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해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