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강원도 춘천일대에서 혼다코리아의 신차 ‘올 뉴 시빅’의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다. 이번 9세대 시빅은 1972년 처음 출시된 이후 세대를 거듭하며 전 세계 160개국에서 2000만대가 넘는 누적판매를 기록한 월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9세대 시빅은 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추구하는 고객의 필요를 적극 반영한 모델이다. 39년간의 명성을 앞으로도 신차를 통해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 부진한 판매를 기록한 혼다에게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모델의 투입은 향후 안정적인 판매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혼다코리아는 시승에 앞선 차량 설명을 통해 이번 모델은 공기역학을 고려한 원 모션 실루엣, 엔진 및 차량 경량화를 통한 연비 및 승차감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폈다. 가솔린 모델의 전면은 이전 세대에 비해 전면부의 역동적인 디자인과 얇아진 A필러로 고급스러움을 연출했다. 루프라인을 따라 이어지는 잘 정돈된 트렁크 라인은 안정된 느낌과 볼륨을 강조한 범퍼 디자인으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먼저 약 13km의 구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켠다는 게 그만 비상등 스위치를 눌렀다. 버튼 시동 스위치는 핸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며 비상등 스위치와 색상과 모양이 비슷했다.
일단 엔진에 시동이 걸리자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정숙한 실내와 저속에서 모터만 작동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승차감은 전 세대에 비해 좀 더 편안한 느낌이다. 가속성능의 테스트를 위해 100km/h 이후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실어봤다. RPM이 급격히 상승하며 엔진이 힘겨운 소리를 내뿜었지만 속력은 쉽게 붙질 않는다.

핸들링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조금 더 묵직했지만 저속과 고속에서 일관되게 너무 가볍고 유격이 있었다.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하자 차체의 후미가 바깥쪽으로 자꾸 밀려나가 불안한 느낌이다.

짧았던 테스트 주행을 마쳤으나 시빅에 대해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9세대에 걸쳐 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좀 더 진보적인 변화를 기대했지만 내외부 디자인과 연비의 개선을 제외하고는 만족스러운 부분을 찾기가 힘들었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의 경우 보급형 LX 2690만원, 고급형 EX 2790만원, 하이브리드는 3690만원이다.
춘천=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