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가 미니버스인 ‘르노 마스터 버스’를 공식 출시한 이달 3일, 이날 정오까지 사전계약 물량을 포함해 총 450여 대의 주문이 몰리자 르노삼성 측도 놀란 눈치였다. 그동안 중형 밴과 미니버스 등 상용차 시장은 현대 스타렉스와 쏠라티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르노 마스터가 본격적으로 출시되자 국내 상용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판매가격은 15인승 4600만 원, 13인승 3630만 원이다. 경쟁 모델로 거론되는 현대 쏠라티의 가격은 6000만 원으로, 마스터 버스 15인승과 비교해도 약 1500만 원의 가격 차이가 난다. 낮은 가격은 자동차를 생계나 사업 수단으로 주로 사용하는 상용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라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전 좌석이 접이식이 아닌 고정식 좌석이다. 휠베이스 길이(차량 앞바퀴와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가 경쟁 모델보다 60cm 정도 길어서 공간 활용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르노 마스터 버스에는 3점식 안전벨트(골반과 어깨를 감싸는 일반 승용차에 적용되는 벨트)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대개 2점식(골반 부분만 고정하는 벨트)을 사용하는 미니버스와는 다르게 안전성을 높인 것이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전면부는 세미보닛(엔진룸이 승용차처럼 앞으로 튀어나온 스타일) 형태다. 앞으로 살짝 튀어나온 구조여서 사고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전 사양도 주목받고 있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구동 방식은 기존 상용차에서 많이 쓰이는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방식이 아닌 엔진에서 앞바퀴로 동력을 바로 전달하는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방식을 썼다. 전륜구동 방식은 무거운 엔진이 앞에 있는 탓에 앞바퀴의 마찰력이 높아져 눈길 등 악조건의 도로에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오토 스톱·스타트 조절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SA) △후방 경보 시스템 △조수석 사각지대 거울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기능 등이 탑재돼 있다.
르노삼성 측은 “르노 마스터 버스는 학원버스나 비즈니스 출장, 렌터카, 레저, 호텔 및 여행용 차량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며 “엔진과 동력 부품은 물론이고 차체 및 일반 부품까지 모두 3년, 10만 km 보증을 제공하는데, 경쟁사보다 보증 기간과 범위가 더 넓다”고 강조했다. 또한 르노 마스터 버스의 차량 판매와 서비스는 상용차 전문 판매 지점 및 전용 정비센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1종 보통 면허로 운전할 수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