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에 주차하고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 로봇이 내 차를 충전한다.”
공상과학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이 광경이 머지않아 인천공항에서 현실이 될 예정이다. 22일 현대자동차·기아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공지능(AI) 기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기술 검증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다. 이번 협약은 공항 환경에 맞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서비스를 실증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이뤄졌다.
인천공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차 기반을 갖춰 ACR 기술 검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장소로 꼽힌다. 이미 관내 모든 업무용 차량은 친환경차로 전환됐고, 2026년까지 1110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구축될 예정이다.
실증을 위해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첨단 3차원(3D) 카메라와 AI 알고리즘을 탑재한 외팔형 로봇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로봇은 차량의 충전구를 정밀하게 인식해 충전기를 체결하고, 충전 완료 후 자동으로 분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와 제주 새빌 E-pit 충전소에서의 실증을 통해 기술 안정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업무용 친환경차 대상으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을 실제 운영하며 사용성을 검증하고, 공항공사 직원들의 피드백을 수집해 공유할 예정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장(사장)은 “로봇 및 AI 기술력과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가 융합된 이번 협약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실질적 효용을 검증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충전 솔루션으로 이용자에게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인천공항의 여객 서비스 향상과 운영 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공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