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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비탈도, 바퀴 잠기는 웅덩이도… 거침없이 달린다

안성=김형민 기자
입력 2025-06-12 03:00:00업데이트 2025-06-12 11:06:56
디펜더 옥타(OCTA)가 비포장도로를 지나고 있다. 디펜더 옥타는 바퀴에 안정적인 토크 전달을 지원하도록 디펜더 최초로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동아일보 DB디펜더 옥타(OCTA)가 비포장도로를 지나고 있다. 디펜더 옥타는 바퀴에 안정적인 토크 전달을 지원하도록 디펜더 최초로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동아일보 DB
“이거 넘어지지 않아요?”

지난달 21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경기 안성시 삼죽면 채석장에 마련한 ‘올 뉴 디펜더 옥타(OCTA)’ 시승 행사장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비포장도로의 기울어진 경사면으로 들어서자 차량의 왼쪽은 하늘로 솟구치고 반대쪽은 땅으로 꺼졌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기울기에 차가 곧 전복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조수석에 함께 탄 관계자는 “문제없다”며 경사를 유지한 채 이동하라고 했다.

디펜더 옥타는 진흙투성이의 급격한 경사도 헛바퀴가 돌지 않고 안정적으로 올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급격히 떨어지는 내리막길 구간에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차가 스스로 제동하며 미끄러짐 없이 내려왔다. 차가 반쯤 잠기는 물웅덩이 구간도 문제 없이 통과했다. 디펜더 옥타의 최고 도강 성능은 1m에 달한다.

디펜더 옥타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노면 상태에서든 안정적으로 발휘되는 주행 성능이다. 이 차량의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은 지면 상태에 따라 네 바퀴에 안정적인 토크를 전달해 내리막길, 오르막길, 미끄러운 노면 등을 주행하는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운전자가 자칫 힘 조절을 못 해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아 차의 균형이 깨지는 등의 일이 없도록 자동차가 스스로 보조하는 것이다.

차량을 비포장도로 주행 모드로 설정하면 운전대와 서스펜션 설정을 자동으로 조정해 대응한다. 여기에 비포장도로 브레이크 잠김 방지시스템(ABS)까지 활성화하면 모래, 자갈 등 거친 노면에서 미끄러짐 없이 탁월한 제동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급격한 내리막길처럼 운전석에서 지면 상태를 보기 힘든 경우에는 차량 외부 카메라를 통해 지면을 포함한 전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뷰도 유용하다. 디펜더 옥타는 이 같은 주행 성능을 완성하기 위해 빙하, 사막, 암벽 등 극한 환경에서 총 110만 km의 주행 시험을 거쳤다.

디펜더 옥타는 디펜더 모델군 중 유일하게 4.4L 트윈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동 시 충전된 전력을 48V(볼트)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하고 최대 20kW(킬로와트)의 출력을 발휘한다. 공차 중량만 2.6t에 달하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초에 불과하다. 디펜더 옥타 외관은 기존 디펜더 110을 계승하고 있다. 전고는 1995mm, 전폭은 2064mm, 전장은 5003mm다. 승차 인원은 5명이며 연비는 L당 7km다.

디펜더 옥타는 기존 디펜더 시리즈보다 우수한 주행 성능과 고급 사양을 포함하고 있지만, 2억 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은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디펜더 옥타 가격은 2억2497만 원으로 편의장치가 추가된 한정 모델인 옥타 에디션 원은 2억4257만 원이다. 디펜더 110(1억∼1억5000만 원)보다 1억 원 넘게 비싸다.


안성=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