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가격보다 국내 산업 기여도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하반기에 이뤄지는 2차 경쟁 입찰 때, 배터리사들의 전략이 변경될 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업자 8곳을 선정했다. 이 중 6개 사업자는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이번 정부 사업은 전국 단위 급전 지시를 받는 최초의 중앙계약 기반 ESS 구축사업이다. 오는 2026년말까지 전남·전북·경북·강원·제주 등에 540MW 규모의 ESS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465㎿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총 사업 규모의 86.1%에 달한다.
나머지 사업자 2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SK온은 단 1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동안 업계는 저가인 LFP 배터리로 사업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전체 시스템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앞서 올 상반기 제주 장주기 ESS 사업과 한전 계통 안정화 ESS 사업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이 따낸 바 있다.
그러나 SK온이 수주에서 밀리며, 배터리업계는 결국 국내 산업 기여도가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소재 및 부품을 국내 업체로부터 대부분 수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 하반기 중 진행되는 2차 경쟁입찰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의 전략이 일부 수정될 수 있다. 저가인 LFP보다 국내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가격 평가 비중이 60%, 비가격 평가가 40%였는데, 비가격 평가에서 삼성SDI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다른 배터리 업체들도 자극을 받아 2차 때는 전략 수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1차 경쟁입찰 결과는 최종 사업 확정은 아니다. 이달 말까지 이의신청 기간을 가진 후 중앙 계약 시장 위원회 절차를 거쳐, 낙찰자가 최종 확정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