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그룹은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메쎄 전시장에서 ‘IAA 모빌리티 2025’ 핵심 전략을 미리 공개하는 미디어 프리뷰를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사진)는 기술의 인간 중심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세대·문화·지역의 고객을 위해 차를 만든다”라며 “기술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러한 인간 중심 기술 철학을 바탕으로 개발된 도심형 전기차들을 무대에 순서대로 올렸다. 이날 행사에서 야심차게 공개된 ▲ID.폴로 ▲ID.크로스 콘셉트 ▲라발(쿠프라) ▲에픽(스코다) 등은 주요 개발을 대부분 마친 상태로, 향후 2년 안에 유럽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들 신차는 코어 브랜드인 쿠프라·세아트·스코다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그룹은 이들 대중 브랜드를 하나로 묶어 도심형 전기 SUV를 개발하고, 단일 플랫폼 위에 각자가 지향하는 고객층에 맞춘 모델을 구성해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가격 접근성도 크게 높였다. ID.크로스 콘셉트 양산 모델 판매 가격은 2만5000유로(약 3,900만 원)부터 시작한다. 동급 경쟁 차종이 보통 3만 유로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인건비가 비교적 낮은 스페인에서 이 모델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리버 블루메 CEO는 “도심형 전기차 프로젝트는 세아트와 쿠프라가 주도하고 있다”며 “브랜드 그룹 간의 협업을 통해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약 6억 유로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그룹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상품성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ID.크로스 콘셉트의 경우 새로운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대 450km의 주행거리와 고속 충전 기능,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ID.7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차선 변경 지원, 신호등 인식, 원격 공조 제어,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등 다양한 프리미엄 기능도 탑재됐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아낌없이 적용해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상품성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게 폭스바겐그룹의 설명이다.
올리버 블루메 CEO는 “우리는 프리미엄 경험을 소형차 세그먼트로 확장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그리고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27년 시작 가격 2만 유로(약 3200만 원)인 ‘ID.에브리 1’을 출시해 보급형 전기차 제품군을 완성할 계획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몇 년간 공급망 혼란은 물론, 중국과의 무역 긴장,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면서도 “지난 1년 동안 6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고, 유럽 시장 점유율 28%를 달성했으며 소프트웨어 품질 개선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업체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