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90.볼보자동차는 21일 독자 플랫폼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스케일러블 프로덕트 아키텍처)’를 적용한 차량이 글로벌 누적 생산 4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4년 2세대 XC90을 시작으로, SPA 플랫폼은 지난 11년간 볼보의 기술 혁신과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 온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SPA 플랫폼은 서로 다른 차종과 파워트레인을 하나의 구조와 공정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든 볼보의 자체 기술이다. 스웨덴 본사 연구진이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단일 구조를 다양한 차량에 적용하면서도 품질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SPA 기반 차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안전 기준을 충족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고강도 보론(품질이 매우 높은 고강도 강철) 재질로 만든 안전 케이지와 교차로 충돌 방지,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등 세계 최초의 기술이 포함됐다.
볼보 XC60.SPA 플랫폼은 볼보의 디자인 철학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토르의 망치(Thor’s Hammer)’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은 SPA가 만들어낸 상징적 디자인으로 자리잡았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트윈 엔진(Twin Engin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면서 전동화 시대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SPA 기반 모델의 트윈 엔진 시스템은 모델에 따라 최고 400마력 이상을 구현하며,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두루 갖췄다.
볼보 XC90.볼보는 SPA의 뒤를 잇는 차세대 기술인 SPA2·SPA3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SPA2는 이미 EX90 등 순수 전기 모델에 적용되었으며, 2026년 출시될 중형 전기 SUV EX60에는 완전 신형 SPA3 플랫폼이 처음 탑재될 예정이다.
SPA3는 전기 구동계·배터리·메가캐스팅(대형 알루미늄 단조 공법)·모듈형 생산 기술을 통합한 차세대 전기차 구조로, 모든 미래 볼보 차량의 기술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EX90.‘SPA3’는 볼보의 통합 기술 체계 ‘Volvo Cars Superset System(볼보카 테크 슈퍼셋)’ 위에 구축되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하나의 공통 구조에서 통합 관리되는 새로운 개념이다.
마이클 플라이스(Michael Fleiss) 볼보 제품 전략 책임자는 “SPA는 볼보의 부활을 이끈 기술적 전환점이었다. 이제 우리는 SPA2와 SPA3를 통해 또 한 번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해외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