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아파트에도 오토발렛 주차장 설치 허용… 2년 뒤엔 ‘주차 로봇’도 다닌다

이축복 기자
입력 2025-10-28 16:56:37 업데이트 2025-10-28 17:20:33
일본 도쿄 모리빌딩 내 오토발렛 주차시스템. 국토교통부 제공일본 도쿄 모리빌딩 내 오토발렛 주차시스템. 국토교통부 제공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아파트 단지에 기계식 주차장의 일종인 ‘오토발렛 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주차장 앞 승하차장까지만 차량을 운전하면 기계장치가 알아서 주차하는 방식이다. 차량 문을 여닫을 때 주변 차량을 파손하는 ‘문 콕’ 등 주차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2027년 12월부터는 주차 로봇이 자유롭게 지하 주차장을 오가는 것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공동주택에도 오토발렛 주차장치 설치를 허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전까지는 상업지역, 준주거지역 등에 짓는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에서만 지을 수 있었다. 시행 시기는 12월로 전망되며, 규칙 개정 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는 곳부터 적용된다.

오토발렛 주차장에서는 운전자가 차량을 주차장과 별도로 존재하는 승하차장에 입고하면 로봇 등 기계장치가 차량을 주차구획으로 옮긴다. 기존 기계식주차장이 주차장 내부 승하차장에 차량을 입고해야 해 추락사고 위험이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에도 도입되는 오토발렛 주차장. 운전자가 주차장 앞 승하차장에 차를 세우면 기계가 차를 이동시켜 주차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아파트에도 도입되는 오토발렛 주차장. 운전자가 주차장 앞 승하차장에 차를 세우면 기계가 차를 이동시켜 주차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주차로 인한 갈등이나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후진 주차’ 스트레스나 주차 후 차량 문을 열 때 주변 차량을 파손하는 ‘문 콕’, 이중주차로 인한 분쟁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나 어린이 등 교통약자 보호에도 유리하다.

주차장 조성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100대 규모 기계식 주차장 조성에 필요한 면적은 183㎡로 자주식(516㎡)의 35% 수준이다. 주차장 높이도 2.3m에서 1.9m로 낮출 수 있다. 지하층 공사비는 지상층 대비 통상 1.5배 이상 드는데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정광량 ㈜CNP동양 대표(구조기술사)는 “재건축 단지에 추가 용적률을 부여하면 그만큼 필요한 주차장 면적이 늘어 결국 추가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오토발렛 기술을 적용하면 주택 공급을 촉진하고 싱크홀 같은 안전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위아는 8월 말부터 운전자가 특정 공간에 주차를 하면 납작한 판 형태 주차 로봇이 차 밑으로 들어가 ‘발렛 서비스 직원’처럼 주차하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통상 3분 가량 걸리는 출고 시간을 1분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최근 오토발렛 주차장 조성에 필요한 부품 상당수를 국산화하면서 설치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HL로보틱스는 지난달 말부터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지하 주차장에서 자체 개발한 주차로봇 ‘파키’로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기차 8대 충전 장치, 안전 수조 등을 접목한 오토발렛 주차장 연구를 내년 3월까지 끝낼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2027년 12월부터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로봇 운영도 허용할 계획이다. 국토부 측은 ”안전과 주거 환경에 지장이 없다면 주차 기술을 억지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며 ”안전 기준 및 법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이라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