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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이제 깐부” 현대차그룹, 엔비디아 손잡고 AI 공동구축… ‘모빌리티 산업’ 새판짠다

김상준 기자
입력 2025-10-31 15:58:00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0일 밤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지포스(GeForce) 한국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0일 밤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지포스(GeForce) 한국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NVIDIA Blackwell)’을 기반으로 한 새 AI 팩토리(factory)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에서 혁신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기존 파트너십에서 한 단계 나아가, 첨단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인프라 구축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센서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피지컬 AI’ 기술 공동 개발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약 5만 장의 블랙웰 GPU(Graphics Processing Unit)를 활용해 AI 모델을 통합 개발, 검증하고 대규모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실제 환경에서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스스로 판단해 작동하는 기술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도 협력한다. 정부와 함께 AI 기술 센터 및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치하고, 인재 양성과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 사업에는 약 30억 달러(4조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차량 내 AI, 자율주행, 생산 공정의 자동화, 로보틱스 기술을 하나의 지능형 생태계로 통합한다. 주요 AI 컴퓨팅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기반 모델 학습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DGX™’,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담당하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차량 및 로봇의 실시간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토르™’가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공장 환경을 3차원 가상 공간에 재현해 생산 과정 최적화, 예측 정비, 자율형 공장 전환을 가능케 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가상 환경에서 작업 계획과 안전성을 테스트해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 아이오닉9현대 아이오닉9
현대차그룹은 AI 모델을 대상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성능과 기능을 지속 개선할 수 있는 첨단 AI 솔루션 개발도 진행 중이다. 개인화된 디지털 비서,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적응형 컴포트 시스템 등 차량 내 다양한 AI 기능을 진화시키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 협력은 AI 기반 모빌리티와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여는 도약의 발판이다. 대한민국 AI 생태계 공동 구축과 혁신 가속화를 위해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AI는 모든 산업의 모든 측면을 혁신할 것이다. 운송 분야만 보더라도 차량 설계 및 제조부터 로보틱스,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AI와 컴퓨팅 플랫폼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대표 산업의 중심 기업이자 세계 최고 모빌리티 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그룹과 지능형 자동차와 공장을 구현,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산업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넥쏘현대 넥쏘
이번 협력은 개별적인 차량과 공장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지능형 생태계를 만들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