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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합쳐야 시장점유율 7%대…존재감 사라지는 르노·KGM·한국GM

뉴스1
입력 2025-11-07 11:15:42
뉴스1
국내 완성차 내수 시장에서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옛 쌍용차)·한국GM 등 이른바 ‘중견 3사’의 존재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체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세 브랜드를 모두 합쳐도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1~10월 기준)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는 125만 1557대(국산차 117만 6809대·수입차 26만 2501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르노코리아(4만 4175대), KGM(3만 3408대), 쉐보레(1만 3105대)를 합친 판매량은 9만 688대로 점유율은 7.25%에 불과했다.

2016년 24.4% → 2025년 7.25%…중견 3사, 10년 새 ‘존재감 실종’

2016년까지만 해도 중견 3사는 총 38만 634대를 판매하며 전체 시장(156만 2175대)의 24.4%를 차지했다. 당시 쉐보레가 16만 8928대, 쌍용이 10만 1758대, 르노삼성이 10만 9948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시장의 4분의 1을 점유했다.

하지만 2017년까지 30만 대 이상(33만 5588대)을 유지하던 판매량은 2018년 20만 대(28만 6411대)로 급감하면서 점유율도 18.3%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판매량이 10만 대(16만 7967대) 수준까지 하락했고, 2023년에는 8.3%로 처음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점유율은 7.6%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은 7.25%까지 낮아지며 사실상 ‘한 자릿수 고착화’ 흐름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61.2%에서 지난해 74.2%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1~10월 기준 91만1318대를 판매해 전체의 약 72.8%를 차지하고 있다.

신차 부재 속 하이브리드 변화 늦은 대응…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중견 3사의 부진은 신차 부족과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기간에 중견 3사 중 눈에 띄는 흥행 신차는 드물었고, 전동화·하이브리드 수요에 뒤늦게 대응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쏘렌토·싼타페·그랜저·아반떼 등 주요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것과 대조적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2016년 4%에서 올해 30%로, 전기차 비율도 0.3%에서 15%로 늘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을 시작했고, KGM은 올해 토레스와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투입하며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GM 역시 주력 라인업 노후화와 잦은 철수설로 소비자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견 3사는 내년 신차 투입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르노코리아는 내년에 준대형 쿠페 SUV 오로라2를 선보이며 오로라1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KGM은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칸 후속 모델 Q300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체리자동차와 협업해 중대형 PHEV SUV 모델 SE10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이날 ‘슈퍼크루즈’를 장착한 캐딜락의 플래그십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를 선보인다.

다만, 판매량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고 있는 테슬라 등 경쟁 상대가 늘었기 때문이다. BYD 등 저가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한국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중견 3사의 경우 스테디셀러가 있거나 자율주행 등 혁신적인 기술과 모델을 제시해야하는데 현재까지 보이지 않는다”며 “판매량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