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쉘러 CEO는 지난 20일 오전 국내 언론과 만나 폴스타 글로벌 전략과 한국 시장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CEO 취임 이후 한국 언론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쉘러 CEO는 오펠, 빈패스트, 니콜라 등 글로벌 완성차·신생 EV 기업에서 CEO를 역임한 제조·재무 전문가다.
그는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산 공장 생산의 전략적 의미를 거론했다. 중국 판매 둔화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부산공장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로쉘러 CEO는 “부산 공장은 앞으로도 전략적 중요성을 유지한다”며 “폴스타는 유럽·북미·아시아 3대 축 전략을 가져가고 있고, 부산은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핵심 생산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주 전 캐나다에서 부산 생산 폴스타 4가 처음 도착하는 현장도 직접 확인했다”며 북미 시장 내 역할을 재차 부각했다.
한국 내 생산 외에 R&D나 디자인센터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뛰기 전에 걸어야 한다. 우선 부산 생산 차량이 북미에서 확실히 성공하는지 보고 난 뒤 새로운 기회를 검토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폴스타 주가 관련된 내용도 언급했다. 폴스타는 최근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나스닥 상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는 “역분할은 행정적 절차일 뿐 사업 운영에는 영향이 없다”며 “리테일 확대, 신차 출시, 고객 만족도 향상 등 본질적 지표 개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글로벌 리테일 매출은 올해 9월까지 약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리의 지분율 확대가 의사결정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폴스타 경영과 디자인 의사결정은 스웨덴 본사가 주도한다”며 “지배구조는 명확하고 독립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출시될 ‘폴스타 5’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폴스타 5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퍼포먼스 GT”라며 “제로백 3.2초대의 성능과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춘 데다 재활용 소재 활용 등 지속가능성 기술이 집약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폴스타 5가 브랜드 이미지를 격상시키는 ‘브랜드 쉐이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 전략에 대해서는 “폴스타 4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며 “디자인, 성능, 가격 경쟁력 면에서 한국 소비자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볼보 서비스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고객에게 큰 ‘마음의 평화’를 준다”며 서비스 경쟁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한국 배터리 탑재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현지 소싱은 일반적으로 좋은 전략”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이번 방한 목적은 계약 체결이 아니라 한국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성장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프리미엄 EV 브랜드”로 규정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이 가격 경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고성능,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이고 환경을 중시하면서도 ‘펀 드라이빙’을 원하는 고객층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