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1.14/뉴스12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한 8만1540대를 판매했다. 이 중 현대차는 0.8% 줄어든 4만1137대, 기아는 2.0% 줄어든 4만403대를 각각 팔았다. 현대차에서는 투싼(9959대), 기아에서는 스포티지(1만1960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유럽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3.8%)와 기아(3.7%)를 합쳐 7.5%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감소 폭이 크진 않지만 시장 전체는 성장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달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109만19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실적은 더 부진하다. 이 기간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87만9479대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어들었다. 이 중 기아의 감소세가 좀 더 컸다. 현대차는 1.5% 줄어든 44만3364대, 기아는 4.1% 줄어든 43만6115대를 판매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2년 연속 연간 판매량 감소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부진은 유럽과 중국 브랜드 사이에 끼인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에서 비롯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유럽 점유율에서 아직 상위권인 4위(8.0%)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점유율 1위 폭스바겐그룹(26.9%)과 3위 르노그룹(10.1%)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폭스바겐그룹과 르노그룹이 올 1~10월 각각 4.6%, 7.3%를 더 팔아서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달 들어 비야디(BYD)는 전년 동월보다 206.8% 폭증한 1만7470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도 0.5%에서 1.1%로 늘어났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2만3860대를 팔아 35.9%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 또한 1.7%에서 2.2%로 상승했다.
중국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업계는 내수 시장에서의 과잉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가성비 전기차’를 필두로 유럽 침공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수 자체가 많고 유럽이 전기차 수요가 높은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