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 폭스바겐 제공폭스바겐이 2025년말 창사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문을 닫은 자국 내 공장인 독일 드레스덴 공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쇼핑’ 대상으로 꼽힌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올 4월 말 “우리의 중국 파트너들에게 기회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여러 중국 업체들이 드레스덴 공장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뉴스차이나는 중국 비야디(BYD)가 폭스바겐의 이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테슬라’ 샤오펑도 인수 후보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콘퍼런스에서 엘비스 청 샤오펑 북동유럽 총괄은 “유럽에서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지 폭스바겐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렇듯 ‘공장 쇼핑’에 적극적인 것은 유휴 공장 인수가 EU의 고관세를 우회하면서도 빠르게 유럽 판매를 확대하는 묘수이기 때문이다. EU는 2024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기본 수입 관세에 추가 상계관세도 부과하고 있다. 일례로 상하이자동차에는 상계관세 35.3%가 더해져 무려 총 45.3% 수의 관세가 부과된다.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통상 3~5년이 걸리지만, 기존 공장은 인수 후 개조를 거쳐 이르면 수개월 내 생산이 가능하다.
일부 생산 라인을 빌려쓰는 흐름은 이미 본격화됐다. 지난해 약 30조 원의 손실을 본 스텔란티스는 유럽 내 공장을 중국 업체들에 빌려주며 경영난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초 스텔란티스는 자사 스페인 사라고사, 마드리드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가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영 제일자동차그룹 산하 고급 자동차 브랜드 홍치 또한 스텔란티스의 스페인 공장을 쓰기 위해 협의 중이다. 미국 포드도 상당 라인이 쉬고 있는 스페인 공장 일부를 중국 지리자동차에 내어줄 전망이다. 지리는 EU로부터 총 28.8%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최근 스페인 자동차 전문 매체 ‘라 트리부나 데 아우토모시온’에 따르면, 지리는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일부 라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계약을 곧 체결할 분위기다.
중국 업체들이 과거 일본 완성차 업계의 유럽 진출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사무총장도 최근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은 과거 일본 차 산업의 세계화 과정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생산량 수출에 집중하다가 최종적으로는 현지 생산 체제 구축으로 진화한다는 설명이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