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미국 판매량이 16%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한 결과다. 미국에서 경쟁하는 일본 대중차 브랜드 판매량이 나란히 20% 이상 감소했음을 고려할 때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미국에서 총 54만347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2%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급격히 확산한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판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분기를 맞아 급격하게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28%~50%까지 떨어졌다.
세부 브랜드로 나눠보면 제네시스의 실적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상반기 1만7대를 판매했으나 올해는 24.7% 감소한 7540대에 그쳤다. 이 기간 G90의 판매량은 22.2% 늘었으나 G70(-23.2%), G80(-40.3%)은 부진했다.
현대차(27만2597대)와 기아차(26만3337대)는 전년 대비 18.2%,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차 판매량은 모두 20% 이상 급감했다. 닛산(인피니티 포함) 판매량은 39.3% 감소한 43만4934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15만대를 판매했던 토요타(렉서스 포함)는 89만3776대에 그쳤다. 혼다(아큐라 포함) 판매량도 59만2287대로 23.8% 줄었다.
2분기만 따로 떼어놓고 보더라도 현대·기아차의 분위기가 나은 편이다. 이 기간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27만699대로 전년 대비 24.8% 감소했지만, 닛산 판매량은 무려 49.5% 줄었다. 토요타와 혼다 판매량은 각각 35.6%, 28.1% 감소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그나마 활약한 덕에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팰리세이드, 투싼, 베뉴 등의 활약에 힘입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SUV 소매 판매는 34% 증가했고, 이 중 팰리세이드(8169대)는 월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싼타페는 14% 늘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 법인 부사장은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맞춘 딜러들의 신속한 조치로 2개월 연속 소매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기아차 쏘렌토(8193대)와 스포티지(8021대), 쏘울(7439대) 등도 소매 시장에서 힘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일부 지역의 애플과 같은 주요 상점들도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