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오던 완성차 내수 판매가 7월 들어 부진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해외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동차업계는 판매 회복을 위한 정부의 세금 감면 혜택 등을 호소하고 있다.
각 업체가 3일 공시한 7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한국GM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완성차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내수 판매가 각각 24.2%, 23% 하락했고, 현대자동차와 한국GM만 신차 대기수요 효과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각각 28.4%, 3.5% 늘었다. 기아자동차는 0.1% 감소했다. 상반기(1∼6월) 누적으로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 내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외 판매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한국GM만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북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1년 전보다 10.1% 늘었을 뿐 그 외 업체들은 모두 수출이 줄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의 북미 수출물량을 대체할 새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 감소 폭이 65.3%로 가장 컸다. 기아차가 인도 등 신흥시장의 회복에 힘입어 수출 감소를 ―3.7%에서 막았지만, 북미와 서유럽 판매가 많은 현대차는 ―20.8%로 감소 폭이 컸다.
5개사의 7월 차량 판매는 지난해보다 9.2% 줄어든 58만4042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가 지난해보다 1만3287대 많았지만 대부분 현대차의 국내 판매 증가 물량이다. 업계는 내수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신차 구입 때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상반기 수준으로 인하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해외 판매가 막힌 완성차업계의 내수 판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3∼6월 개별소비세율을 기존 5%에서 1.5%로 한시적으로 70% 인하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이를 3.5%로 다시 늘려 소비자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 개소세 인하폭 축소에 따라 최대 감면 한도 100만 원이 사라졌지만 6700만 원 이상의 일부 고가 차량의 세금 감면 효과만 클 뿐 중저가 차량의 구매 유인책이 되지 못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본격 회복되기 전까지는 개별소비세 70% 감면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등 내수 부양책 유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