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엔비직스가 개발한 AR HUD(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의 모습. 차량이 가야 할 방향의 도로 위에 홀로그램이 시현돼 운전 편의성을 높여준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내비게이션, 주행 정보 전달, 인터넷 등 차량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를 넘어서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투자에도 나선 것이다.7일 현대모비스는 AR HUD(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 업체인 영국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AR HUD는 운전자 앞 유리창에 차량 주행정보와 전방 도로 상태, 차가 가야 할 방향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영해주는 장치다. 기존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차량 속도나 주행 방향 정보 등만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오른쪽 길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 진입해야 하는 해당 도로 위에 화살표를 시현해준다. 골목 등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차량이 있으면 차량에 빨간 표시를 해준다. 전방 상태를 홀로그램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즉시 전방 도로 상황을 알 수 있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비직스는 2010년 설립된 디지털 홀로그램 광학기술 스타트업으로 AR HUD 분야에서는 최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평가받는다. 증강현실 및 홀로그램을 기반으로 HUD를 양산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도 엔비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투자를 결심한 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AR HUD 분야는 현재 초기 시장 형성 단계지만 향후 10년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HUD의 경우 2030년 1200만 대 규모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년간 자율주행과 전동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분야까지 투자를 늘려 자율주행과 전동화, 인포테인먼트라는 미래 성장동력의 삼각 축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자체 기술로 △디지털계기판 △SVM(차량주변모니터링시스템) △AVNT(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메틱스),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를 양산해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AR HUD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제품 및 기술들과 연계할 경우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AR HUD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손에 꼽을 정도인 만큼 선제적인 기술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