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레디’ 예열 끝낸 하만… 자동차 지능 성숙 가속화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1-17 14:40:00업데이트 2024-01-17 15:34:10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실현하느라 분주하다. 전동화 전환은 물론, 자율주행 영역까지 관련 기술은 이미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가 화두다. 이동의 자유를 허락했던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자동차 실내 공간도 큰 변화를 이루고 있다. 공간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지면서 획기적인 시도가 활발하다. ‘디지털 콕핏’이란 용어도 여기서 나왔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자가 자동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기거나 원격회의, 영상편집 등 개인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며 점차 최적화되고 있다. 디지털 콕핏에서는 조수석 전방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 역시 디지털 전자기기가 들어간다.

하만인터내셔널은 이 분야에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하만은 삼성 IT·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시켜 전장 분야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이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는 인수 후 처음으로 별도 부스까지 꾸려 자신감을 내비췄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언론 공개 행사가 열렸던 하만인터내셔널 부스는 그야말로 생동감이 넘쳤다. 각 분야 담당자들은 바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혁신 기술인 ‘레디’ 시리즈를 빠짐없이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하만 레디 핵심은 인간과 기술의 이상적인 연결이다. 레디는 자동차 전체 탑승객에게 최적의 효율로 필수 정보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한정적인 실내 공간을 기술로 극복하며 탑승객 친화적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모니터는 물론, 시트와 음향기기 등 전장 제품 전부를 오감 자극 구성으로 알차게 꾸몄다.

우선 ‘시트소닉’은 하만의 특화 기술인 음향시스템과 결합된 신개념 좌석이다. 스피커를 시트로 옮겨와 보다 직관적인 사운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음파 진동을 시트에서 그대로 표현해 온몸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레디케어와도 연계 돼 주의환기를 위한 마사지 기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립형 제품으로 사용 가능한 시트소닉은 파트너사의 기능 및 다른 하만 제품군과 결합해 종합적인 오디오 제품으로도 제공된다. 시트소닉을 실현하기 위해 하만은 자동차 시트 분야의 글로벌 리더 애디언트와 협력해 차량 내에서 다양한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전면 유리창 하단 전체를 이용할 수 있는 ‘레디 비전 큐뷰’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기능은 헤드업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보다 극대화하는 운전자 경험이다. 기존에는 운전석에만 정보를 전달했다면 범위를 조수석 끝까지 넓혀 동승자에게도 동시에 정보를 노출 시킨다. 실제로 양쪽 좌석에서는 고개를 돌리거나 내비게이션을 터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안내 및 경고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흐리거나 화창한 날에도 적정 밝기를 유지해 어떤 상황에서도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대시보드 활용도를 높이기 때문에 OEM의 제작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레디 비전’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기술로 자동차 전면 유리에 다양한 운전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연동된 내비게이션에서 차량 우회전 신호를 줄 때 운전자는 즉각적이고 확실한 신호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증강현실로 표현된 우회전 3D 화살표가 점점 커지면서 길을 잃는 것을 방지하고, 방향지시등도 목표 방향 쪽으로 음향이 커지게 설정해놔 운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했다. 이 같은 하만의 공감각적 효과는 운전에 방해되지 않도록 필수 정보만 전달하고 원활하게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레디 디스플레이’는 삼성과의 협업이 돋보이는 제품군이었다. 삼성 네오 QLED가 들어간 레디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한다. 또한 제작사의 활용 목적대로 커브드디스플레이 같은 다양한 형태의 화면을 고품질로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상급 수준의 화질에 기능적인 측면도 우수하다. 액티브 프라이버시 기능의 경우 화면을 이용자만 볼 수 있도록 구현해 간섭을 최소화했다. 운전자 모니터링을 위한 카메라 시스템은 방식으로 통합돼 이 역시 운전에 대한 몰입도 저해 우려를 배제했다. 전면 유리는 좌우 필러를 가로지르는 단일 유리 커버를 사용해 각각 다른 크기의 여러 디스플레이를 통합하는 큐스케이프도 활용도가 높은 운전 환경을 만든다.

스마트 워치를 그대로 옮겨놓은 ‘레디 케어’는 정확도가 상당하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눈을 슬며시 감았더니 이를 곧바로 감지하고 음악이나 차량 조명으로 주의를 환기시켰다. 운전자 상태 변화를 인지해 상황에 따라 운전에 개입하고, 운전자가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다.

레디케어는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 시선이나 특징을 실시간으로 감지해낸다. 운전자 심박수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해 필요에 따라 ▲공조 시스템 ▲경고 메시지 ▲음향 ▲조명 등으로 차량 안의 환경을 변화시킨다.

차량 내 장착된 레이더 센서는 생체 신호 및 어린이 유무 감지 기능을 통해 성인과 어린이 탑승자를 구분할 뿐 아니라 탑승자의 위치도 파악해 안전 벨트, 에어백과 같은 안전 사양들이 올바르게 배치되고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또한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에 적용된 삼성 헬스 기능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통합시켜 개인 맞춤형 안전 운전을 지원하고 차량 내 운전 환경을 최적화해 준다. 운전 상황에서 운전자의 졸음과 생체 신호를 감지하고 개인화된 운전 개입을 함으로써 운전자를 운전의 최적의 상태로 복귀시킨다.

‘레디 업그레이드’는 베이스와 어드밴드스드 두가지 제품으로 준비했다. 기존 차량은 라이프사이클 주기는 긴 반면에 그 기간 동안 차량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레디 업그레이드를 사용할 경우 운전자는 클릭 한번으로 쉽게 차량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특히 레디 업그레이드 어드밴스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개발한 최신 엑시노스 칩셋을 탑재해 기존 레디 업그레이드 대비 더욱 빠르고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이 제품은 주로 고급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레디 커넥트’는 업그레이드 가능성과 확장성, 사용 편의성까지 동시에 극대화하는 텔레매틱스 제어 장치다. 특히 레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레디 커넥트는 레디 제품군의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하고, 각 제품의 확장성과 사용성을 강화한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생산성 및 향상된 상황 인식에 중점을 둔 차량 내 커넥티드 모빌리티 경험을 혁신한다.

레디 커넥트는 뛰어난 확장성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활용해 4G에서 5G로 모듈식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한 제품에서 소프트웨어 재사용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변경 가능한 기능, 삼성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빌트인 안테나를 통해 연결성을 개선하고 케이블·시그널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경량화를 동시에 실현한다.

하만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교차로 커넥티드 세이프티와 모빌리티 솔루션을 위해 상용 콘텐츠를 통합하는 선도 플랫폼 ‘교통 기술 서비스(TTS)’와도 협력하고 있다. 이로써 차량 내 센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신호등 인식 등 운전 경로와 관련한 실시간 교통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