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1월 내수 판매 감소가 심상치 않다.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데다, RV 판매가 증가했으나 사실상 신차 효과 일부에만 기대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는 고금리가 계속되는 데다 경기 위축이 신차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국내 판매 비중이 큰 볼륨 모델을 최근 잇따라 선보인 현대차는 올해 수익성 보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월 내수 판매는 전년(5만1503대)보다 3.3% 감소한 4만9810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 감소가 전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1월 승용차 판매는 전년(1만7793대)보다 51.8% 감소한 8573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라인업의 모든 모델 판매가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를 이끌었던 그랜저 판매는 60.2% 감소한 3635대, 아반떼 판매는 27.2% 줄어든 4438대에 그쳤다. 전기차 올해분 보조금 확정이 늦어지며 아이오닉6 판매는 사실상 개점 휴업(지난달 총 4대 판매) 상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형 세단 쏘나타의 판매 부진이다. 쏘나타는 지난달 국내에서 496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쏘나타는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통해 월평균 3300대 넘는 판매량을 보인 바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RV(레저용 차량) 판매가 호조세라는 점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RV 판매량은 38.4% 증가한 2만25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만족할 결과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RV 판매가 사실상 특정 모델의 신차 효과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출시된 싼타페(8016대)가 RV 전페 판매의 40%를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지난해 출시된 투싼(5152대)가 25%를 차지했다. 팰리세이드(-15.7%), 베뉴(-38.6%), 캐스퍼(-25.2%) 판매는 일제히 줄었다.
업계는 올해 현대차의 판매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가 지난해와 2022년에 걸쳐 그랜저, 투싼, 싼타페 등 판매 비중이 큰 주력 모델을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신차로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 출시에 이목이 쏠리는데,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해 큰 기대를 걸긴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올해는 국내보다 해외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밝힌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0.6% 증가한 424만3000대 판매 계획을 세웠으나, 내수 판매 목표는 지난해 76만2000대보다 7.6% 하향한 70만4000대로 낮췄다. 대신 최대 시장인 북미 판매량을 높여 국내 수요 감소를 보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 신차 효과 지속, 신형 G80 흥행 여부가 올해 현대차 내수 수익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