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상대국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해 온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도 ‘존재감 되찾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무상 점검 서비스 확대를, 도요타는 대표 세단 ‘크라운’ 등 신차 출시를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4321대를 팔며 수입차 브랜드 중 5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14.0% 늘었다. 점유율 순위도 9위에서 4계단 올랐다. 도요타 역시 2383대를 팔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다. 일본 차의 선두 주자 도요타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일본 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기 전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거부감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브랜드의 적극적인 판촉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12년 만에 승용차 판매를 재개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총판매량이 665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147대)을 제외하면 월별 판매량은 계속 두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서도 4개월간 182대, 월평균으로는 46대가 채 안 된다. 비록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만 판매 중이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향후 현대차와 도요타의 판매량이 현재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정상들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찾는 ‘셔틀 외교’를 복원했고, 수출 규제 또한 2019년 이전 상태로 정상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의 품질이나 가격이 가장 중요한 구매조건이지만 사회적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지거나 하면 아무래도 결정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한일 관계 개선을 기회 삼아 보다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이오닉5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등 품질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어 보다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세웠다.
이에 16일 일본 도쿄에서 ‘현대 브랜드 데이’를 열고 전기차 관련 보증을 강화한 ‘현대 어슈어런스(보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실시했던 것과 같은 이름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를 사고 1년 내에 실직, 파산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차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해 미국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끌던 1999년 미국 내 판매량 증진을 위해 당시로는 파격적인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일본 상황에 맞게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으로 할 예정이다. 3년 차 점검 때에는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쿨런트)를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3년 차에 도로 폭이 좁은 일본 환경에 맞춰 범퍼, 앞유리, 문, 타이어 중 2가지를 10만 엔(약 99만 원) 한도 내에서 무상 수리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한 코나 일렉트릭을 올가을 중, 고성능 브랜드 ‘N’의 아이오닉5를 내년 초 선보이기로 했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신차 공세를 펴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와 함께 올해 8종의 신차를 들여와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플래그십(기함)급 모델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를 다음 달 5일부터 판매하기로 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4321대를 팔며 수입차 브랜드 중 5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14.0% 늘었다. 점유율 순위도 9위에서 4계단 올랐다. 도요타 역시 2383대를 팔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다. 일본 차의 선두 주자 도요타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일본 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기 전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거부감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브랜드의 적극적인 판촉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12년 만에 승용차 판매를 재개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총판매량이 665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147대)을 제외하면 월별 판매량은 계속 두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서도 4개월간 182대, 월평균으로는 46대가 채 안 된다. 비록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만 판매 중이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향후 현대차와 도요타의 판매량이 현재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정상들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찾는 ‘셔틀 외교’를 복원했고, 수출 규제 또한 2019년 이전 상태로 정상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의 품질이나 가격이 가장 중요한 구매조건이지만 사회적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지거나 하면 아무래도 결정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품질 앞세워 日시장 다지기
韓日 車, 상대 안방 공략
현대자동차의 국내사업본부와 일본 사업을 총괄하는 유원하 부사장이 16일 일본 도쿄 시부야 트렁크 호텔에서 현대차 일본 법인
경영진과 함께 ‘아이오닉5 라운지 AWD 리미티드 에디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현대 브랜드 데이’를
열고 이 모델을 100대 한정 수량으로 공개했다. 왼쪽부터 현대모빌리티재팬의 조원상 법인장, 마쓰모토 도모유키 세일즈 디렉터, 유
부사장, 가토 시게아키 매니징 디렉터.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 다시 진출하면서도 단기적 판매량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본은 워낙 수입차가 팔리기 어려운 시장인 데다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승용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약 1.4% 수준으로 추산된다.그러나 현대차는 한일 관계 개선을 기회 삼아 보다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이오닉5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등 품질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어 보다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세웠다.
이에 16일 일본 도쿄에서 ‘현대 브랜드 데이’를 열고 전기차 관련 보증을 강화한 ‘현대 어슈어런스(보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실시했던 것과 같은 이름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를 사고 1년 내에 실직, 파산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차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해 미국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끌던 1999년 미국 내 판매량 증진을 위해 당시로는 파격적인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일본 상황에 맞게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으로 할 예정이다. 3년 차 점검 때에는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쿨런트)를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3년 차에 도로 폭이 좁은 일본 환경에 맞춰 범퍼, 앞유리, 문, 타이어 중 2가지를 10만 엔(약 99만 원) 한도 내에서 무상 수리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한 코나 일렉트릭을 올가을 중, 고성능 브랜드 ‘N’의 아이오닉5를 내년 초 선보이기로 했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신차 공세를 펴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와 함께 올해 8종의 신차를 들여와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플래그십(기함)급 모델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를 다음 달 5일부터 판매하기로 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