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서울오토살롱’이 한창이었던 10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김모 씨(27)는 액화석유가스(LPG)를 가솔린과 겸용으로 사용하도록 튜닝한 차량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연료장치 튜닝만으로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직원의 설명을 들은 김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튜닝·애프터마켓 전문 전시회인 서울오토살롱이 9∼12일 나흘 동안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난해보다 10개 늘어난 80개 업체가 참여했고 540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올해로 13회째인 이번 전시회에서 드러난 최근 튜닝의 트렌드는 단연 연비와 안전성이었다.
○ 튜닝으로 연비 개선 효과까지
최근 배기가스 규제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연비 향상이다. 차체를 가볍게 만들고 주행저항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등 업체마다 기술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튜닝 업체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었다.
자동차 휠 제조회사 ‘핸즈코퍼레이션’은 일반 휠보다 28∼35% 무게를 줄인 마그네슘 휠 ‘MG0400’을 선보였다. 부스에서 만난 신경덕 차장은 “차량 위쪽보다 아래쪽이 가벼워질 때 연비 개선 효과가 크다”며 “휠의 무게 1kg이 줄면 차체 10∼15kg이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어 연비가 8∼10%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무거운 신발을 신고 달릴 때보다 가벼운 신발을 신으면 힘이 덜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MG0400’의 무게는 8.1kg으로 한 손으로도 가볍게 들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었다. 기존 알루미늄 휠은 10kg이 넘어 묵직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경동산업’은 차량 외관에 붙이는 기능성 장식 제품을 선보였다. 차량의 보닛 앞쪽을 감싸 붙이는 ‘보닛 가드’는 주행 중 바람의 방향을 바꿔 주행 중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트렁크에 붙이는 ‘리어 스포일러’는 차량 뒤쪽에서 발생하는 공기가 소용돌이처럼 엉키면서 발생하는 차체 흔들림을 잡아준다. 주행 성능이 올라감에 따라 연비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이다. 경동산업은 크롬, 카본, 염화비닐수지(PVC) 등 가벼운 소재로 제품을 만들었다.
대체 연료 솔루션 기업 ‘로’가 선보인 LPG 직분사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LPG 직분사 시스템은 기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바탕으로 LPG를 가솔린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튜닝한 시스템이다. 올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서울오토살롱에선 처음 선보이는 기술이다. 이 회사 마케팅팀 김병주 과장은 “가솔린보다 싼 LPG를 사용하면서도 출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연료에 드는 비용이 줄어 45%의 연비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치와 제거가 쉬워 장기 렌터카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안전한 주행을 위한 성능 개선 튜닝도 인기

‘YLK 오토모티브’는 독일의 서스펜션(현가장치·차가 주행 중 받는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 전문 브랜드 ‘KW’의 제품을 선보였다. KW의 서스펜션은 운전자가 직접 완충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부스에 나온 직원은 “예전에는 단단한 승차감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충격 흡수가 잘되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일상적인 주행과 스포티한 주행 모두 가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내믹 스페이스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핸즈코퍼레이션 부스 앞에서는 타이어 교체 작업 시간을 겨루는 ‘핏 스톱 챌린지(Pit stop challenge)’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추억의 차종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튜닝한 ‘올드카 튜닝 특별관’도 인기를 끌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