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폴크스바겐의 3.0L 6기통 디젤 엔진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발견됐으며, 해당 차량은 실제 도로에서 질소산화물(NOx)을 법적 허용치보다 최대 9배 배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폴크스바겐 2014년형 ‘투아렉’ △아우디 2016년형 ‘A6 콰트로’, ‘A7 콰트로’, ‘A8’, ‘A8L’, ‘Q5’ △포르셰 2015년형 ‘카이엔’이다.
기존에 문제가 된 EA189 엔진은 2.0L 4기통 엔진이다. 이번에 폴크스바겐그룹 내 다른 엔진에도 조작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또 문제 차량에 포르셰 브랜드가 처음으로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디젤 게이트’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작 사실을 부인했다. 해당 차량은 미국에서 약 1만 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적발된 차량은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차종이다. 올해 1∼9월 A6 콰트로는 4335대 팔려 아우디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18%를 차지했다. 1∼9월 카이엔은 1034대(디젤, S디젤 포함) 팔려 포르쉐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33%를 차지했다. 카이엔의 인기에 힘입어 포르셰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1∼9월 1965대에서 올해 3138대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새로 적발된 차종에 대한 검증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작 장치가 확인되면 판매 정지, 리콜, 인증 취소, 과징금 부과 등 4가지 조치가 가능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유로6를 적용한 4개 차종(폴크스바겐 ‘골프’, ‘제타’, ‘비틀’, 아우디 ‘A3’)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2차 조사에서 해당 모델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그룹의 국내 리콜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0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28개 차종 총 12만5522대가 리콜 대상이라고 밝혔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