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구입 조건에서 디자인이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데 왜건에 대한 이런 편견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왜건의 불모지’로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자연스레 4도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일색의 기형적 구조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런 편견과 맞선 신차들이 등장하고 있음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벤츠의 삼각꼭지별이 주는 당당함과 고급스러운 실내, 균형미를 강조한 디자인은 브랜드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디젤엔진의 효율, 사륜구동의 안정성 등 다방면에서 매력적인 스펙을 자랑한다. 지난 9월 왜건의 불모지 한국시장에 출시된 C클래스 에스테이트를 주말을 이용해 620km를 달리며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C클래스 에스테이트는 5세대 C클래스의 파생 모델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왜건형 모델이나 스포츠 세단과 같은 날렵함이 기존의 왜건에 대한 편견을 날려 버리기 충분한 디자인이다. C클래스 세단과 같이 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AMG 등 취향에 따라 전면부 디자인을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부분 역시 매력적이다. 디자인 선택에 따라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입맛에 맞을 수 있겠다.

측면 디자인은 8세대 S클래스에서 시작된 벤츠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대표하는 드로핑 라인을 적용했다. 앞에서 뒤로 떨어져 내리듯 이어지는 당당한 자태를 적용해 역동성과 균형감을 유지한 것.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은 잘빠진 디자인을 완성했다. 후면은 테일 램프를 강조한 깔끔한 디자인과 근육질의 볼륨감이 특징.

또한 C클래스 에스테이트는 왜건 특유의 실용성 역시 빼놓지 않았다.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뒷좌석은 실내를 더욱 밝고 쾌적하게 하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적용돼 답답함이 덜하다. 트렁크는 짐칸 커버와 안전망을 탑재해 안전하게 크고 작은 짐들을 운반할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는 세 부분으로 나눠져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공간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C클래스 에스테이트의 파워트레인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한 직렬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효율에 초점이 맞춰진 엔진은 에코 스타트/스톱 기능과 맞물려 복합연비 13.5km/ℓ의 준수한 실력을 발휘한다. 안전최고속도는 233km,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9초에 도달한다.

각 모드는 센터콘솔에 위치한 다이얼식 버튼으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으며, 이때 차량에 기본 장착된 어질리티(Agility) 컨트롤 기능과 컴포트 서스펜션, 7단 자동변속기, 에어컨 등의 작동이 각각의 모드에 맞춰 능동적으로 작동된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이전과 똑같은 가속페달의 무게감에도 더 높은 엔진 회전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돼 차량의 성격이 역동적으로 변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운전대는 속도계 바늘이 고속으로 오를수록 무게감을 더해 잘 달리지만 한편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다. 국도에선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자유로운 변속과 함께 보다 역동적인 주행 역시 가능하다. 이럴 때면 C클래스 세단의 편안하지만 스포티한 성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가격은 602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