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은 15일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법인장들로부터 지역별 현황 및 내년도 판매전략 등을 보고받으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과 친환경 전용차의 성공적 출시, 멕시코 공장의 안정적 가동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정 회장은 매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전체 법인장을 동시에 모아 놓고 회의를 열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중국 유럽 브라질 등 주요 지역의 법인장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 3시간 넘게 이어진 지역별 점검회의에는 해외 법인장들 외에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등 연구개발(R&D) 및 품질 담당 주요 임원들이 배석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주력시장인 중국(―7.52%)과 러시아(―12.64%) 브라질(―14.38%) 등에서는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주력 시장인 신흥국에서 환율 변수를 포함해 상황이 어느 때보다 유동적이어서 지역별 전략에 대해 개별적으로 상세히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친환경 전용차의 출시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멕시코 공장이 5월, 중국 허베이 성 4공장이 하반기(7∼12월)에 준공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 물량이 연간 기준으로 20만 대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장이 완공되고 수출 물량까지 늘면 30만 대 정도의 추가 공급이 가능해져 이를 어떻게 판매할지도 관심거리”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측은 내년도에 88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 높은 차량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EQ900(G90)와 내년 초 출시되는 G80 등이 미국을 비롯한 주력시장에서 얼마나 판매되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