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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커진 수입차 시장… 볼보-푸조-재규어 질주

김성규기자
입력 2016-02-01 03:00:00 업데이트 2023-05-10 02:43:27
볼보 올 뉴 XC90볼보 올 뉴 XC90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생긴 틈새시장을 영국, 프랑스, 스웨덴 브랜드들이 파고들고 있다. 독일, 일본, 미국 브랜드가 주도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 이들 브랜드가 또 다른 세력으로 부상하자 본사 고위 임원들이 한국을 찾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그룹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라스 다니엘손 수석부사장과 야리 코호넨 부사장은 1월 29일 경기 고양시 아주오토리움 일산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다니엘손 수석부사장은 “올해 볼보는 ‘스웨디시(Swedish) 럭셔리’로 한국에서 고급 브랜드 입지를 굳힐 것”이라며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신기술과 유행에 민감하다는 점에 주목하며 “고급차 격전지로 부상한 한국이 볼보의 미래 성장의 척도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다니엘손 수석부사장의 방한은 볼보가 2년 연속 높은 성장을 한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2014년에 판매량이 전년 대비 51.8%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2.4%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 전체 성장률(전년 대비)인 24.2%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뉴 푸조 508뉴 푸조 508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프랑스 푸조, 스웨덴 볼보다. 지난해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각각 41.0%와 53.4%, 푸조는 무려 124.5%나 판매량(전년 대비)이 늘었다. 이들 브랜드는 수입차 시장을 지배하는 독일, 일본, 미국 브랜드에 비해 점유율은 낮지만 남다름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니아층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브랜드의 점유율은 12.4%다. 국가별 순위 2위인 일본(11.9%)의 점유율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또 미니(MINI)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영국 브랜드의 점유율만 따져도 7.3%로 역시 처음으로 미국(7.2%)을 넘어섰다.

재규어 뉴XJ재규어 뉴XJ
이들 브랜드의 성장은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색다르고 다양한 수입차를 원하는 수요가 생겨난 데다 폴크스바겐 사태 등 독일차 브랜드에 생긴 악재에 반사이익을 본 덕분이기도 하다. 또 재규어가 입문자용 모델 ‘XE’를 내놓는 등 기존에 비해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볼보에 앞서 독일 BMW그룹 하랄트 크뤼거 회장과 재규어의 이언 칼럼 디자인 총괄디렉터도 방한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3명의 수입차 브랜드 본사 고위 임원이 한국을 찾았다. 크뤼거 회장은 물론이고 칼럼 총괄디렉터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등 다들 세계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거물’들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차 시장이 24.2% 줄어들어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다 일본 시장도 2.1% 감소한 반면 한국에서만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자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