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초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격년으로 치러지는 파리모터쇼는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와 함께 유럽 최대 자동차 행사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 업체들은 전통 모터쇼 대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으로 무대를 옮겨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파리모터쇼 규모는 최근 10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파리모터쇼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 업체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합계 204곳이다. 지난 2014년(271개)과 비교하면 참가업체는 약 24% 감소하면서 100년 넘게 이어온 파리모터쇼의 위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올해엔 큰손 폴크스바겐이 일치감치 빠지면서 파리모터쇼에 큰 타격을 줬다. 이와 함께 애스턴마틴·벤틀리·맥라렌·람보르기니 등 최고급 메이커들과 볼보·포드·닛산·피아트크라이슬러와 같은 양산차 업체들도 파리모터쇼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역시 알파 로메오·미쓰비시·DS·닛산·피아트·푸조·인피니티·볼보·지프 등 9개 브랜드 등이 불참을 선언했고, 매년 1월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3사 브랜드 모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신차 소개 위주 자동차 박람회가 찬밥 신세가 된 건 높은 참가비에 비해 낮은 홍보 효과와 유통환경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홍보 효과 측면에서 볼 때 전통 모터쇼는 투자 대비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면서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바뀌었는데 기존 모터쇼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도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리모터쇼는 2일(현지 시간) 포르트 드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파리=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