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소형 전기차’로 분류돼 있는데, 과연 자동차로 분류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지붕 달린 전기 ATV(레저용 사륜 모터사이클·All Terrain Vehicle)가 더 적합할 것 같다.
스티어링 휠(핸들)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로 운전하기 때문에 운전 방식은 기존 자동차와 같다. 와이퍼, 비상등, 좌우 깜빡이 정도도 있다.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다. 룸미러가 없고 사이드미러는 수동으로 조정해야 한다. 음악을 들을 수도 없다. 다만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이나 음악은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충전은 별도로 해야 한다.
구조적으로도 자동차보다는 ATV에 가까운 점이 많다. 2명이 탈 순 있는데, 앞뒤로 타야 한다. 뒤에 사람이 타고 내릴 때는 앞좌석을 앞으로 빼줘야 한다. 창문도 옵션으로 달아야 하고 문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는 게 아니어서 외부 공기가 통한다. 시승할 때 비가 내렸는데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래쪽으로 빗물이 들어왔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추워서 타기 힘들 것 같다. 핸들 옆에 열쇠로 여닫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지만 지갑 정도만 넣을 수 있는 정도다. 문에 잠금 장치도 없다. 승차감을 기대하면 타기 힘들다.
하지만 자동차가 아니라 ‘신개념 도심 교통수단’임을 인정하고 나면 트위지의 매력이 보인다. 속도를 시속 80km 이상 내기 힘들지만 도심을 달릴 땐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 도로는 갈 수 없다). 오히려 몸집이 작아서 좁은 골목길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거나 좁은 공간에서 차를 돌릴 때 굉장히 편했다. 좌우 공간이 좁아서 보통 때면 조심조심 달려야 할 곳을 쉽게 통과할 때는 은근한 쾌감도 느껴진다. 유료 주차장에 주차할 때 차량 한 대 값을 다 내야 하는 것은 다소 아깝게 느껴진다.
1회 완충 후 주행거리는 55∼70km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제 건국대입구에서 서울대입구까지 약 16km를 달렸더니 배터리가 절반 정도 닳았다. 운전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쓰는 220V 콘센트에 꽂기만 하면 충전되고, 그 속도도 빨랐다. 르노삼성 측 설명으로는 3시간 30분 정도면 완전 충전할 수 있고, 전기료는 1000원 정도다. 이동용 전자기기 같은 느낌이었다.
트위지의 정식 가격은 1500만 원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950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다. 트위지는 목적이 확실한 차다. 별다른 기능은 없어도, 저렴한 가격에 도심 출퇴근용이나 배달용 이동수단을 원한다면 고려해봄 직하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