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37.1GWh(기가와트아워)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늘었다. 국내 업체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이 기간 출하량이 33.2GWh로 전년 동기(13.2 GWh) 대비 두 배 넘는 성장을 보였다. 시장 점유율은 24.2%로 중국 CATL(30.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점유율 순위 선두(2020년 23.4%) 자리에서 내려왔으나 3위 일본업체 파나소닉(21.0%→14.3%)과는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면서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입지는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출하량 역시 7.4GWh로 전년(3.0GWh)과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 순위도 전년 동기 6위에서 올해 5위로 한 단계 올라서면서 전기차 배터리 빅5 안에 들었다. 삼성SDI 배터리 출하량은 올해 누적 7.4GWh로 역시 전년(3.7GWh)과 비교해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올해 시장 점유율 5.1%로 6위를 차지했다. 다만 기존보다는 점유율 순위가 두 단계 내려오면서 누적 점유율 집계상으로 SK이노베이션이 삼성SDI를 넘어섰다.
전체적으로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서도 국내 업체들이 선방하며 수위권 자리를 지켰다는 평가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와 맞물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유럽) 등의 판매 증가가 급증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피아트 500과 아우디 E-트론 EV, 세아트 레온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지만, 폭스바겐 e-골프 판매 급감이 전체 성장폭을 상당 부분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서 중국 업체 BYD가 이 기간 출하량 10.0GWh로 점유율이 4위에 오르면서 중국 업체와 한국 업체간의 경쟁 구도도 더 가열되는 분위기다. SNE리서치 측은 “올해 7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13개월 연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겪었던 시장 부진을 빠르게 극복하는 상황”이라고 총평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