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셉트카 디자인은 양산에 근접하게 보입니다. 양산차라고 소개했으면 그렇게 믿었을 겁니다. 폭스바겐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먼저 출시된 ID.시리즈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다소 귀여운 느낌이 강합니다. 기존 폭스바겐 느낌을 지운 경향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콘셉트는 다시 예전 폭스바겐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질리지 않는 모범생 스타일입니다. 절제된 디자인과 최적화된 비율이 당당하고 야무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기차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C필러 디자인은 골프 헤리티지 디자인을 재해석했다고 합니다. 헤드램프와 라이디에이터 그릴부분은 하얗게 처리했는데 실제로 보면 가면을 쓴 느낌일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ID.2올 콘셉트 양산차 역시 다른 ID.시리즈처럼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확실히 넉넉한 공간을 구현하겠지만 사실 폭스바겐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 실내 공간이 전반적으로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넉넉한 것은 아닙니다. 동급 내연기관보다 약간 넓은 수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휠베이스 수치만 봐도 오히려 현대자동차그룹 E-GMP 플랫폼이 실내 공간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 전기차는 실내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으니까요.

ID.2올 콘셉트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가격입니다. 수년간 ID.시리즈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폭스바겐이 저가 모델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전기차 저가 모델의 기준을 ‘2만5000유로’로 설정했습니다. 유로로 보면 저가 모델 느낌이 드는데 환산하면 3000만 원대 중반입니다. 확실히 전기차로는 저렴한 가격이 맞습니다. 동급 전기차로 볼 수 있는 푸조 e208이 국내에서 4900만~53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보조금이 더해지면 2000만 원대로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ID.2올 콘셉트의 양산 모델도 그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ID.3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는데 이 차도 전기차 신차 10종에 포함됩니다. 올해는 여기에 ID.버즈 롱휠베이스와 ID.5 살룬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2026년에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선보인다고 하네요.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