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집중호우와 미국 남서부 지역 및 서유럽의 폭염 등 기후 이상이 일상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기후 변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흐름을 예측해 대응하거나 아예 기후 관련 기술을 개발해 핵심 비즈니스로 내세우고 있다. 기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거나 신규 사업 기회로 삼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겨울철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에서 공급받은 냉각수로 배터리 온도를 관리하면서 급속 충전할 경우 기존 열 관리 방식과 대비해 충전 시간을 4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며 “극한 환경에서도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도록 하는 것은 모든 자동차 회사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인공지능(AI) 기업 알체라의 산불감시 솔루션 ‘파이어스카우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과 호주 등에서 산불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강풍 등으로 산불이 대형화되고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산불 조기 감지의 중요성이 커지자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이다.
파이어스카우트는 AI가 실시간으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산불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화재 연기를 감지하고 대응 인력에게 알림을 전송한다. 실제 파이어스카우트는 2021년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에서 수백 건의 초기 산불 연기를 감지해 산불 확산을 방지했다.
에이아이에스(AIS)도 새롭게 주목받는 애그테크 기업이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노지 재배는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AIS가 출시한 노지 스마트팜 플랫폼 ‘잘키움’은 데이터를 분석해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하루 단위로 기상과 토양, 작물, 생육 단계 등을 분석해 필요한 물과 비료의 양, 수확일 등의 정보를 농가에 제공하는 것이다.
AIS 관계자는 “홍수에 따른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우선 파종 전 지형과 토양, 작물의 특성에 맞춰 배수로 세팅 방법을 알려주고, 이 외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의 생육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