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기차 보조금 ‘680만→780만 원’
친환경차 보급의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25일 ‘2023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손질해 전기 승용차의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기존 최대 680만 원에서 78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기한은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로 5700만 원 미만 전기 승용차가 대상이다. 완성차 업체가 차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에 비례해 국고 보조금이 지급된다. 완성차 회사가 차량 가격을 500만 원 이상 할인해야 국고 보조금 최대치(100만 원)를 다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손잡고 전기 승용차 보급 독려에 나선 것이다.
또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늘어난다. 당초 이들에 대한 전기 승용차 구매 지원을 2년 내 1대로 제한했다. 하지만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한번에 여러 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꿨다.


● 3040세대에서 외면받은 전기차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3040세대에서 전기 승용차 외면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와 올해 1∼8월 판매를 비교하면 30대는 지난해 9275대에서 올해 8716대로, 40대는 1만2563대에서 1만2040대로 감소했다. 각각 지난해 대비 6.0%, 4.2%씩 전기 승용차를 덜 산 것이다. 모든 세대 중에서 지난해보다 올해 전기 승용차를 덜 구매한 것은 3040세대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의 하이브리드 승용차 구매는 20.1%(2만4855대→2만9852대), 40대는 27.3%(2만5864대→3만2937대) 늘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전기차 구매의 50∼60%를 차지하는 3040세대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거셌다”며 “먼저 전기차를 구매한 ‘얼리 어답터’로부터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전기료 인상 등 불편한 점에 대해 전해 듣자 하이브리드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1∼8월 승용차 판매량 ‘톱20’에는 현대차동차의 아이오닉5가 10위(1만9664대), 기아의 EV6가 14위(1만6684대)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해당 순위에서 전기차가 전멸할 정도로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한시적이나마 전기 승용차 보조금이 늘어나면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기차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나라에서는 이제 보조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인데,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보조금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입장문을 내고 “구매 보조금 확대 발표를 환영한다”며 “국내 전기차 내수 진작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기아에서 레이EV, KG모빌리티에서는 토레스EVX를 새로 출시하며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한 데 이어 보조금까지 확대되니 4분기(10∼12월)엔 판매에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