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만 보면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수익성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작년 영업이익 실적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관련 세액공제 혜택(AMPC 45X)인 텍스크레딧이 포함됐다. 작년 1분기부터 IRA가 시행되고 배터리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IRA 혜택이 영업이익 실적에 추가되기 시작했다.
분기별로 1분기 1003억 원, 2분기 1109억 원, 3분기 2155억 원, 4분기 2501억 원 등 총 6768억 원이 미국 정부 보조금 개념으로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 실적에 더해졌다. 해당 텍스크레딧 규모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내 배터리 제품(셀·모듈) 생산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셀이나 모듈을 많이 생산할수록 IRA 텍스크레딧 혜택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실적 부진 주요 이유로는 지속적인 메탈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래깅, lagging) 영향 확대와 전기차 생산 물량 조정으로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이 꼽힌다. 다만 북미 시장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번 실적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유럽과 중국지역 전기차 수요 둔화를 비롯해 글로벌 고금리 기조 등 녹록치 않은 경영여건 속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갔다”고 자평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처럼 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글로벌 생산기반, 다변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기업들은 위기 상황으로 여겨지는 올해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