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 가지 ‘안전 기능’에도 다양한 디테일이 녹아 있었다. 자동으로 앞 차량과 속도를 유지해 주는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자 멀리서부터 천천히 감속을 시작했다. 앞차에 가까워지고 나서야 급정거하듯 멈추던 경험을 다른 차량에서 했기에 안정감이 들었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는 주행선 감지가 어려워도 아스팔트와 연석 경계선을 인식해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시속 15km 이하 저속 주행 중 급격하게 가속을 감지하면 속도를 제한해 충돌을 예방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좌석들은 몸을 꽉 잡아주도록 설계돼 흔들림을 줄여줬다. 뒷좌석에도 두꺼운 쿠션이 몸을 받쳐주고, 리클라이닝(기울이기) 기능이 편안함을 높였다. 고급스러운 소재 덕분에 안마의자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스피커는 소리가 실내 공간 중앙으로 모여 입체적으로 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자체 내비게이션은 아쉬웠다. 김포의 한 카페 목적지 입구를 잘못 찾아 길을 한 번 헤맸다. 외제차이다 보니 국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성능과 비교해 아쉬운 점이었다.
렉서스 RX는 1999년 처음 출시돼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다. 이번 5세대 모델은 지난해 6월 한국에 출시됐다. RX 450h+는 하이브리드 덕분에 큰 SUV이지만 연료소비효율은 L당 14km로 경제적이었다. 오랜 기간 하이브리드를 고집해 온 도요타그룹의 정체성을 보여주듯 하이브리드 모델은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RX 450h+ 모델 가격은 1억993만 원(개별소비세 포함). 1억 원인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고려하면 생각해 볼 만한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미래 지향적인 인테리어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겐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겠다는 ‘장인 정신’을 차량에서 느끼고 싶다는 소비자에겐 권할 만한 차량인 듯하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