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카 최대 시장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줄곧 중국이 포르쉐 최대 고객이었지만 작년에는 북미 시장이 최대 시장으로 거듭났다.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1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포르쉐AG는 작년 한 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만221대를 판매해 전년(30만9884대) 대비 3%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2020년 주춤했지만 2021년부터 3회 연속 최대 판매 기록을 새롭게 썼다.

해외 시장의 경우 포르쉐 최대 고객이 중국에서 미국(북미)으로 바뀌었다. 북미 시장 판매대수는 8만6059대로 전년 대비 9%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반면 중국은 15% 감소한 7만9283대에 그쳤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권 연임 시기에 따른 고가 제품 수요 위축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 시장(독일 제외)에서는 12% 성장한 7만229대가 인도됐다. 부진한 중국 시장을 바짝 뒤쫓는 양상이다. 포르쉐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는 10% 성장했다. 판매대수는 3만2430대다. 한국을 포함한 그 외 시장에서는 총 5만146대(한국 1만1355대)가 인도돼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911은 5만146대가 인도됐다. 전년 대비 24%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911은 1302대가 팔려 2022년(1050대)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성장률과 꼭 맞는 수치다. 포르쉐의 글로벌 성장에 한국 시장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기차 타이칸은 17% 늘어난 4만629대가 출고됐다. 국내에서는 1805대가 인도됐다. 전년(1128대) 대비 무려 60% 증가한 실적이다. 포르쉐 전기차 분야에서도 한국 시장 존재감은 남다른 모습이다.

데틀레브 본 플라텐 포르쉐AG 영업·마케팅 이사회 임원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독보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며 “올해 역시 작년처럼 주요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