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기아 ‘카니발’과 현대차 ‘스타리아’를 다음 수소차 모델로 점찍고 연구개발을 본격화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1회 주행거리가 긴 수소의 특성을 살리려면 ‘덩치가 큰’ 승합차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전북도에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협력을 제안하는 등 수소 생태계 확대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 카니발-스타리아 등 승합차 중심 수소차 개발 나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개발을 재가동하는 것은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나선 뒤 판매량 세계 1위로 수소차 시장을 선도해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수소 경제를 국정 핵심 정책으로 키우며 현대차그룹도 수소차 연구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등 한계에 부닥치며 연구 및 출시 계획들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 현대차, 전북도 찾아 ‘수소 밸류체인’ 제안도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현대차 고위 임원진은 전북도청을 찾아 수소차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수소버스, 수소지게차, 수소전기트램, 수소발전기 등 수소 모빌리티 활용을 제안하며 수소 사회 전환을 앞당기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의 통합된 수소 연구개발센터에서도 이같이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들이 개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북의 다양한 수소 시설들을 연계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밸류체인 구성도 전북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사업 범위를 모빌리티에 국한하지 않고 수소 에너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북도 역시 오래전부터 수소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군에 국내 첫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착공식을 열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시설이다. 또 현대차 전북 전주공장에서는 수소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을 연계해 수소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