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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남미·동남아…中 전기차, 글로벌 구석구석 생산 깃발 꽂는다

뉴스1
입력 2025-01-28 07:51:00업데이트 2025-01-28 07:51:28
16일 인천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부문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16일 인천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부문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해외 현지 생산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부과한 고율 관세를 무력화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한국도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해외 생산 거점에 포함되는데, 생산 물량 일부는 미국에 수출된다. 중국산 우회 수출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경고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임 행정부의 눈 밖에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오는 3월 브라질 북동부 바이주(州)에 전기차 공장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완공된 태국 라용 공장을 잇는 BYD 두 번째 해외공장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태국 라용 공장과 동일한 15만 대를 목표로 잡았다.

세 번째 BYD 해외공장은 올해 하반기 헝가리 세게드에 완공된다. 연간 생산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형 해치백 ‘돌핀’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중심으로 생산 물량을 늘려갈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튀르키예 마니사 공장이 문을 연다.

중국 2위 전기차 업체 지리(Geely)는 베트남 타이핑성에 완전분해조립(CKD) 방식의 생산 기지를 건설해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3위 업체 상하이자동차(SAIC)는 지난해 12월부터 태국 라엠차방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아예 유럽 자동차 공장을 사들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자국 정부와 손잡고 생산 중단이 결정된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 2곳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단독으로 보도했다.

재무구조가 악화한 폭스바겐은 지난해 10월 독일 내 오스나브뤼크 공장과 드레스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노조와 협상해 자율주행 센터로 전환하거나 외부 매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와 업체들이 인수를 시도하는 공장도 이 2곳으로 전해진다.

전기차 생산량 폭증한 中, 해외 밀어내기…트럼프 “미국 우회 수출 시 관세” 경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건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등에 업고 생산량과 생산 능력(캐파)을 가파르게 늘려왔다.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NEV: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생산량은 1289만 대로 전년 대비 34.4%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실제 NEV 캐파는 이보다 많은 2000만 대로 추정한다.

반면 지난해 중국 NEV 수출량은 128만대로 전년 대비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생산하고 남은 물량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소화해야 했고 100여개가 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극심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1년 6.1%에서 지난해 4.4%까지 추락했다.

중국과 가까운 한국은 지난 16일 BYD가 승용차 판매에 돌입하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수출 격전지로 부상했다. 지리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한국 지사 설립을 마무리한 뒤 내년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도 최근 한국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아예 한국 생산을 앞둔 중국 업체도 있다. 지리의 전기차 자회사 폴스타는 올해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중형 SUV ‘폴스타4’를 연간 1만대씩 생산할 예정이다.

이 중 일부는 국내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는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는 게 폴스타 측의 구상이다. 지난해 폴스타4 국내 판매량이 390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사실상 중국 완성차업체의 미국 진출을 위한 우회로가 되는 셈이다.

지난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보편 관세를 내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우회 수출을 차단할 목적으로 이와 같은 조치를 예고했는데 취임 첫날 이를 시행에 옮긴 것이다.

만약 부산에서 생산되는 폴스타4가 미국 시장에 수출될 경우 자칫 한국도 트럼프의 보복 관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폴스타4는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미국 정부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