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가 조명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도 눈에 띄었다. 조명으로 바닥에 ‘좌회전 예정’이란 글자를 띄우는 방식이다. 보행자를 만났을 때 앞뒤 차량에 ‘사람이 길을 건너는 문양’을 만들어 위험을 알릴 수도 있다. 두 기술 모두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모빌리티 신기술 65개를 공개했다. 모두 2, 3년 안에 상용화될 기술들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기술 역량을 결집해 이런 연구개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기존 경기 용인과 의왕, 충남 서산 등으로 흩어져 있던 전동화 인력을 한데 모았다. 현재 이곳에선 650명이 근무한다.
전동화 부품 시장은 완성차 부품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전방산업(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59조 원)의 약 20%인 12조 원을 전동화 사업에서 거뒀다. KB증권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이 2030년에는 69조 원으로 늘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배터리 시스템은 ‘배터리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기존 제조 단계에서 모듈 단계를 뛰어넘는 ‘셀투팩(Cell to Pack)’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안정성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차세대 통합충전제어장치(ICCU)를 개발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홈 가전’ 간의 연결성과 사용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완성차 업체들을 의왕 전동화 연구동에 초청해 영업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엔지니어링실장(상무)은 “일본 업체들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의 관계자가 의왕 전동화 연구동에 다녀갔다”며 “독일 업체들은 배터리 관련 부품에, 일본 업체 관계자들은 ICCU에 관심을 보여서 고객 맞춤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