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모델의 외관 변화는 미묘하다. 볼보가 크게 바꿀 이유를 찾지 못했을 만큼 기존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전면부는 신형 XC90과 동일한 아이언 마크(Iron Mark) 엠블럼과 대각선 바를 적용한 그릴로 단정함을 더 했다. 토르의 망치 LED 주간주행등은 여전히 볼보만의 정체성을 강력하게 표현한다. 신차는 현대적인 느낌을 주지만 기존 디자인이 더 중후하다는 의견도 있다.



차체 크기는 기존과 동일하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제네시스 G80보다는 크고 G90보다는 작은 크기다. 롱 휠베이스 버전만 판매하는 만큼 2열 공간 확보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엠비언트 라이트가 새롭게 추가돼 야간 실내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연출한다. 크리스털 기어 노브는 조명과 함께 볼보만의 고급스러움을 드러내는 상징적 요소다.
앞 좌석은 부드러우면서도 몸을 제대로 잡아주는 지지력을 갖췄다. 천연 가죽과 나무 장식, 알루미늄이 조화를 이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까지 기본으로 제공되는 1열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감을 크게 줄여줬다.


2열 시트는 열선과 통풍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B필러에 위치한 송풍구와 좌우 전동 커튼은 2열 승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세심한 배려다. 다만 높게 올라온 센터 터널로 인해 중앙석은 어린아이만 앉을 수 있어 사실상 4인승 구조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8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2.1톤이라는 무게를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다. 기존 모델 대비 승차감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후륜 에어서스펜션의 효과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뒷좌석 승차감이 앞쪽보다 훨씬 안락한 느낌을 주는 세팅이다. 비교적 단점으로 평가받던 구형 S90의 단단한 승차감이 확실히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볼보의 대표적인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파일럿 어시스트’는 차선 유지와 차간거리 제어를 부드럽게 수행했다. 해당 기능은 장거리 운전 시 피로감을 크게 줄여줬다. 19개 스피커로 구성된 바워스앤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은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차량 들 중 가장 훌륭한 수준이다.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된 클래식 음악을 듣는데 최적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다른 음악에서도 악기와 목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또렷하게 구분해 들을 수 있는 것이 특화된 장점이었다.


9140만 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에어서스펜션, 상시사륜구동,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B&W 오디오 등 주요 장비들이 경쟁력 있어 구매 후 만족도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1억 미만의 다재다능함을 갖춘 수입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이나, 시승을 통해 전반적인 승차감과 상품성을 평가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