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 AG는 19일(현지시간) 카이엔 일렉트릭 실물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날 포르쉐는 내년 하반기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카이엔의 주요 국가 판매가까지 이례적으로 선제 공개하며 공격적인 시장 공략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포르쉐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판매가는 1억4230만 원부터 시작된다. 터보 일렉트릭은 1억8960만 원이다. 특히 카이엔 일렉트릭은 성능·주행거리·배터리 용량 등 전기차 핵심 지표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을 한 단계 앞서는 스펙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카이엔은 같은 가격대에서 비교 대상이 되는 BMW iX, 메르세데스-벤츠 EQE SUV, 아우디 Q8 e-트론 등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에서 출발한다. 즉, 기본 가격대 자체는 동급 럭셔리 전기 SUV 시장의 평균 수준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주행거리에서는 카이엔 일렉트릭이 한 단계 더 앞선다. 포르쉐가 공개한 WLTP 기준 수치로 카이엔 일렉트릭은 최대 642km, 터보는 623km를 제시했다. 이는 BMW iX(대형 모델 기준 약 600km 수준), 아우디 Q8 e-트론(약 580km 전후), 메르세데스 EQE SUV(약 520km대) 등이 보여준 실주행계획치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장거리 주행력은 전기차 실사용자에게 직접적 체감으로 이어지며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선택의 큰 요소 중 하나다.
퍼포먼스 면에서도 카이엔 일렉트릭은 기본 모델부터 수준급이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정지→100km/h 4.8초, 최고속도 230km/h를 기록해 동급 전기 SUV 중에서도 민첩한 가속을 보인다. 한편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런치 컨트롤 기준 최고출력 1156마력에 0→100km/h 2.5초, 최고속도 260km/h를 내세운다. 이는 BMW iX M60(3~4초대), 메르세데스-AMG 고성능 전기 SUV(3초대 중반), 테슬라 모델 X 플래드(제로백 약 2.6초) 등 고성능 대안들과 직접 맞붙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터보 모델의 출력과 토크, 휠·제동·냉각 체계(오일 냉각 리어 모터 등)는 고부하 상황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슈퍼카 급’ 퍼포먼스를 SUV 차체에서 구현한다.
충전과 관련한 기술적 우위도 눈에 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800V 아키텍처와 최대 약 390~400kW 급 DC 충전을 지원한다. 최적 조건에서 10→80% 충전이 16분 미만으로 단축된다. 이와 함께 무선 충전(최대 11kW)을 옵션으로 제공해 주차 한 번으로 충전이 시작되는 편의성을 갖춘 점은 동급 경쟁차에서도 흔치 않은 기능이다. 반면 많은 경쟁 모델들은 400kW급 충전 지원이 제한적이거나 실효 충전속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 초급속 충전 측면에서 카이엔이 경쟁 우위를 점한다.
에너지 회생(재생제동) 성능도 카이엔의 강점이다. 포르쉐는 최대 600kW 회생제동 능력을 공개하며 일상 주행에서 약 97%의 제동을 회생 제동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생 능력은 제동 에너지의 회수 효율을 높여 실주행 거리와 브레이크 수명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포뮬러 E 수준의 회생 제동을 구현했다는 점은 모터스포츠 기술의 전이로 해석할 수 있다.
섀시·주행 안전성 측면에서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PASM(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 등 고급 제어 시스템을 표준으로 장착해 ‘주행의 다이내믹·안정성·편안함’을 동시 만족시키도록 했다. 경쟁 모델들도 고성능 서스펜션과 전자식 토크 배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포르쉐는 전통적으로 스포츠카 노하우를 SUV에 녹여 ‘핸들링’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실내·디지털 경험에서는 카이엔 일렉트릭이 대형 연속형 OLED 디스플레이(플로우 디스플레이), AR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으로 시각적·인터랙티브 측면을 강화했다. 포르쉐는 ‘운전 중심’ UI와 아날로그 조작감의 조화를 강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은 “모터스포츠 혁신 기술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카이엔 일렉트릭은 주행뿐 아니라 충전 측면에서도 SUV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며 “탁월한 성능은 일상적 실용성을 완벽히 충족시키며 장거리 주행의 편안함과 오프로드 성능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카이엔은 내년 3분기 이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