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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솔베 선즈보의 ‘2026년 피렐리 캘린더’, 체코 프라하서 최초 공개

최용석 기자
입력 2025-11-21 10:01:34
중국 모델 겸 배우 두 쥐안중국 모델 겸 배우 두 쥐안
 피렐리는 노르웨이 출신 사진작가 겸 감독 솔베 선즈보가 제작한 ‘2026년 피렐리 캘린더’를 지난 14일(현지시간) 체코의 수도 프라하 시청사에서 최초로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피렐리의 52번째 에디션이기도 한 이번 피렐리 캘린더에서 솔베 선즈보는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를 탐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캘린더 속 주인공들은 흙과 공기, 불, 물 등과 같은 자연의 요소는 물론 에너지와 에테르, 빛 등 더욱 무형적인 힘의 상징적 구현체로 묘사된다.

 2026 피렐리 캘린더는 총 22점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화와 패션, 스포츠, 음악계를 대표하는 11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스코틀랜드 출신 여배우 틸다 스윈튼 △영국 출신의 여배우 그웬돌린 크리스티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FKA 트위그스 △이탈리아계 미국인 여배우 겸 영화감독 이사벨라 로셀리니 △미국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 △영국 패션 디자이너 겸 모델 수지 케이브(헬무트 뉴튼의 ‘1986년 피렐리 캘린더’, 클라이브 애로우스미스 ‘1991년 피렐리 캘린터’ 출연) △이탈리아 출신의 여배우 루이사 라니에리 △러시아 태생 모델 이리나 샤크 △중국 모델 겸 배우 두 쥐안(패트릭 드마르셸리에의 ‘2008년 피렐리 캘린더’ 출연) △체코 출신의 모델 에바 헤르지고바(피터 린드버그의 ‘1996년 피렐리 캘린더, 브루스 웨버의 ‘1998년 피렐레 캘린더’ 출연) △푸에르토리코 태생 여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작업에 참여했다.

 솔베 선즈보 감독은 주인공 선정 배경과 관련해 “경험과 깊이를 가진 성숙한 여성들을 촬영하고 싶었다”라며 “몇몇 모델은 예전부터 촬영을 하고 싶었던 인물들이고, 이미 렌즈에 담아낸 인물들도 있지만, 이번 촬영을 맞아 다시 한 번 콘셉트에 맞게 재해석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여배우 틸다 스윈튼스코틀랜드 출신 여배우 틸다 스윈튼
그는 이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몇몇 모델에게는 한층 직설적으로 접근했다. 실제 에바 헤르지고바와 수지 케이브는 물속에서 촬영했으며, 틸다 스윈튼에게는 그녀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어줬다. 또한 FKA 트위그스는 스스로 모래에 덮임으로써 흙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기도 했다”라며 “결국 모든 과정은 대화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스스로 그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기를 원하고, 주인공이 그 요소와 하나가 된 것처럼 느끼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솔베 선즈보 감독은 지난 4월 잉글랜드 노퍽에 위치한 홀컴 해변과 에식스 시골 지역에서 자연 이미지를 포착하는 촬영을 시작한 후, 런던과 뉴욕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이어갔다. 열정적인 테크노파일이자 실험가이기도 한 솔베 선즈보 감독은 초대형 LED 스크린을 활용해 자신이 촬영한 일몰, 구름, 불, 물 등의 자연 이미지를 주인공들의 배경으로 재현했다. 또한 출연자들은 작가가 그들의 감정과 독특한 신체적 특징을 포착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주어진 요소를 해석하며,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솔베 선즈보 감독은 “이번 ‘2026년 피렐리 캘린더’는 전통적인 네 가지 요소를 넘어선다”라며 “너무 문자 그대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간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감정, 본능, 심리 상태를 포착하고 싶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작업은 일종의 미스터리, 상상력, 열정, 해방에 대한 욕구, 자연과의 유대, 그리고 시간 및 공간과의 관계 등 자유를 향한 갈망과 호기심, 지식에 대한 갈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각각의 우리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야심찬 목표이지만 꼭 시도해보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솔베 선즈보 감독은 “사진은 갈망, 탐색,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이런 것들은 흥미로운 순간을 창조하는 것으로, 이를 세상에 내보내면서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것이 자신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이것이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등등을 말할 수 있는 순간인 것”이라며 “나는 카메라, 휴대폰 등으로 항상 사진을 찍는다. 그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들이 경험에 대해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나는 그것을 사진으로 찍는 것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